이광수 명지대 대학원 겸임교수·<진보를 위한 주식 투자> 저자

이광수 명지대 대학원 겸임교수가 <진보를 위한 주식투자>를 기획하고 집필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코스피 지수가 아직 3000대에 머물렀을 시점이다. 당시 이 교수는 한국 주식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당시에도 시장이 상승할 것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모두 함께 투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기존의 주식 관련 책은 대중들이 보기엔 너무 어려웠고, 지금의 시장과는 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요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느껴지기도 했죠. 그래서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제시하고, 더 많은 사람이 투자를 하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의도를 갖고 책을 썼습니다.”
내 기준보다는 남들이 원하는 주식 찾아라
주식 시장이 성장할수록 국민들의 경제적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점도 이 교수가 갖고 있던 우려점이었다. 자산가는 상승장에서 주식을 통해 더 많은 부를 쌓고, 그 과실을 함께 나누지 못한 이들은 더 큰 불평등의 시대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주식 시장이 부유층의 자산 축적 수단을 넘어,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공동의 장이 돼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저의 목표는 자산 격차 해소입니다. 자본주의에서 자산의 불평등과 빈부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봐요. 한 가지는 세금을 많이 걷어서 복지국가로 만드는 거죠. 그런데 이건 실패한 모델입니다. 한 번도 자산의 불평등을 의미 있게 줄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두 번째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모든 국민이 투자를 하는 겁니다. 그럼 자산의 격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자산 격차도 엄청나게 커졌어요. 그런데 만약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함께 투자했다면 그만큼의 격차는 벌어지지 않았겠죠.”
주식 투자의 첫걸음은 무엇보다도 좋은 주식을 고르는 것이다.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3차 사고 투자 방법’이다. 자신의 기준이 아닌, 다른 이들이 좋아할 만한 종목을 가려내야 한다.
“좋은 주식을 발견하려면 미인·미남대회의 기준을 적용시켜야 합니다. 내가 봤을 때 예쁘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진선미로 발탁되는 게 아니잖아요.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잘 줘야죠. 나의 의견보다는 남들의 시각으로 투자를 바라봐야 합니다. 다른 사람은 어떤 주식을 좋아하고 선택할지, 그 기준을 세워야 하죠.”
흔히 ‘저렴할 때 사서 비싸게 판다’는 말을 투자의 왕도처럼 한다. 이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주식보다 하락한 주식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손실을 보기 쉬운 투자법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산업과 종목이 상승세를 타는 흐름에 함께 올라타야 한다. 기업의 매출과 수익성, 산업적 흐름을 전반적으로 파악해 주가 상승의 배경이 확실한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올해 주도주는 하나다…무조건 반도체
특히 주도주를 짚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주도주는 시장을 이끌고 산업의 흐름을 움직이는 종목이다. 반도체 업종의 대장주는 삼성전자지만, 강한 상승률을 보인 주도주는 SK하이닉스다. 투자자 입장에선 주도주를 제대로 읽어야 더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이 교수는 현재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의 대안으로 고려할 만한 종목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올해는 무조건 반도체”라며 “반도체 종목이 이미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다른 종목을 찾는 것은 전형적으로 잘못된 투자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투자는 과거를 바탕으로 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보고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사실이 미래를 결정하지는 않아요. 많은 투자자들이 그런 판단으로 인해 주식 투자를 잘못하고 있는 겁니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교수가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투자의 원칙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늘리는 것이 주식 투자의 핵심 원칙”이라며 “단순해 보이는 원칙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반대로 투자한다. 이익을 줄이고 손실을 늘린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오르면 금방 팔아 버리고,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도 계속 갖고 있는 투자 패턴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종목을 들고 있어도 팔아야 할 때가 오면 매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제때 팔지 않아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손해를 엄청나게 많이 보는 거죠. 대표적으로 2차전지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주가가 빠지는데도 끝까지 들고 있는 주주들이 있었죠. 매도 시점을 고민한 게 아니라 ‘이 회사는 좋은데, 전 세계에서 최고가 될 텐데’라는 생각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확고한 손절매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투자하는 시점부터 해당 종목의 손절매 기준을 설정해 둔 뒤, 정해 둔 가격까지 주가가 내려왔다면 미련 없이 손절매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조언한다. 반대로 주가가 조금 올랐을 때 팔아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이 구간을 버텨야 이익을 최대한 늘릴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미리 세워 둔 목표주가에 도달하면 주식을 팔아 버리는데, 이 또한 좋은 전략은 아니다. 상승세를 탄 주식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맞출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팔고 싶을 때 참는 것…그게 이익을 키운다
따라서 주가가 오를 때는 ‘추적 손절매’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주가의 상승 흐름에 따라 손절매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5만 원에 매수한 주식이 있다고 해보자. 당초 투자자가 정한 손절매 기준은 10% 하락한 4만5000원이었다. 그러다 주가가 7만 원으로 오르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익을 낸 것에 만족하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 손절매 기준을 7만 원에서 10% 떨어진 가격인 6만3000원으로 변경한 뒤 지켜봐야 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회피편향(loss aversion)으로 인해 팔지 않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중력과도 같은 이치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빨리 팔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거든요. 그런데 20~30년 동안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부자로 남은 분들의 공통점은 이거예요. 수익을 늘리고 손실을 줄이는 것. 주가가 빠질 때 매도하고, 오를 때는 매도하려는 마음을 참는 것이 부자가 되는 방법입니다. 중력을 이겨내야 해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SK하이닉스 주식을 2만 원대에 매입한 뒤 오랜 기간 팔지 않고 묵혀 둔 덕에 자산가가 된 국내 배우의 사례가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장기 투자의 성공적인 결말로 회자된 케이스다. 하지만 이 교수는 “그건 엄밀히 말해 운”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결과만을 보고 실력과 운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운을 배우려 하기보다는 실력을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떤 사람들은 주식을 왜 장기간 들고 있지 않고 ‘사고팔고’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런데 장기 투자의 핵심은 한 종목을 오래 들고 있는 게 아닙니다. 시장에 오래 남아 있는 거죠. 많은 분들이 착각을 하고 있어요. 물론 삼성전자 주식을 오래전에 사서 지금까지 계속 갖고 있었다면, 결과적으로 돈을 번 거겠죠. 그런데 불과 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에 30년 동안 투자한 수익률은 높지 않았습니다. 그건 의미가 없는 얘기라는 거죠.”
이 교수의 말대로 시장에 장기간 머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큰 손실’을 내지 않는 것이다. 장기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필요한 것이 손절매인 이유다. 손절 타이밍에는 과감하게 손절하고, 시기에 따라 포트폴리오 조정을 해 가며 시장에서 살아남는 게 진정한 장기 투자라는 이야기다.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
투자자를 흔드는 의외의 복병인 ‘심리’를 관리하는 데도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가장 직관적인 심리 요소인 ‘반응’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며 “주가에 따라 감정이 달라져서는 안 되며, 미리 세운 원칙대로 대응해야 한다. 그래서 투자에는 언제나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가가 크게 올라서 팔고 싶다면, 그와 반대로 ‘안 팔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장을 판단해 보는 겁니다. 그럼 대응하기가 좀 더 수월해집니다. 유튜브나 뉴스를 통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취하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투자는 ‘공부’가 아니라 ‘학습’이거든요.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식을 사고파는 경험, 기업을 보는 눈을 조금씩 쌓다 보면 실력이 생깁니다.”
이 교수는 여전히 한국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저평가가 해소되기까지는 지속적으로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물론 시장의 굴곡은 있겠지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확률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주식 투자 비중을 당연히 줄여야 한다”며 “한국 주식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말하는 금리 인상은 추세적인 인상입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3.5~3.75%인데, 앞으로 세 차례 인상해 4% 중반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되면 주식 투자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그럴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봅니다. 현재 금리 인상 우려가 나오는 건 인플레이션 때문이잖아요. 다시 말해 유가가 올라서예요.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금방 제자리로 찾아갈 겁니다. 그런데 왜 금리가 추세적으로 올라가겠습니까.”

주식으로 부자 되는 미래
이 교수는 투자의 원칙을 제대로 따르면 주식으로도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주식 투자에 참여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면서 “투자는 어려운 게 아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게 주식 시장”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가 2005년부터 3년간 4배 이상 올랐는데 아무도 기억하지 못해요. 그렇게 많이 올랐는데 왜일까요.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코스피 지수가 오르는 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한다고 해서 그 이익을 모두가 공유할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익을 가져오는 거예요. 많은 이들이 함께 시장에 참여해야 의미가 있다고 보기에, 외면하지 말고 꼭 주식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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