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운반선 특수…보랭재 원료 MDI 가격 33% 급등 [프라이스&]

입력 2026-06-21 15:19   수정 2026-06-21 15:43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보랭재의 핵심 원료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위기로 LNG 운송로가 길어지면서 이를 실어 나르는 데 필요한 보랭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미국 중심의 LNG 프로젝트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보랭재의 핵심 원료인 MDI(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 몸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월 이후 MDI 가격 급반등
2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그룹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동북아시아 MDI 가격은 kg당 2.85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 이후 월평균 기준 최고치다. 중국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작년 10월 kg당 1.99달러까지 밀렸던 MDI 가격은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한 올 3월(kg당 2.06달러)을 기점으로 급반등했다.

MDI는 단열성이 뛰어난 폴리우레탄 폼(스펀지) 원재료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기초 소재다. 폴리우레탄은 열전도율이 낮아 건축물 및 가전제품의 보온·보랭 소재로 사용된다. 이 중 MDI가 들어간 폴리우레탄은 내부를 차갑게 유지해야 하는 냉동창고와 냉장고 등에 쓰인다.

동북아 MDI 가격 급등을 이끈 ‘일등 공신’은 LNG운반선이다. LNG를 액체 상태로 운송하려면 화물창 내부를 영하 163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때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화물창 외벽 전체에 약 50㎝ 두께의 폴리우레탄 폼을 부착한다. 17만4000㎥급 LNG운반선 한 척에 투입되는 MDI 물량은 약 400~600t에 달한다. 가정용 냉장고 6만~8만 대에 해당하는 양이다.

동북아 MDI 가격 인상 폭이 다른 지역 대비 큰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세계 LNG운반선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는 한국·중국 조선사의 수요가 반영된 것이다. 동북아 MDI 가격은 올해 1월 이후 약 3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북미(19.8%) 유럽(15.4%) 중동(8.8%)에서의 가격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기초 원료 가격 상승도 MDI 가격 오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MDI는 석유 정제 공정에서 발생하는 벤젠 계열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생산된다. 동북아 벤젠 가격은 지난 5월 kg당 1.29달러로 올해 초(kg당 0.83달러) 대비 1.5배 이상으로 뛰었다.
늘어난 선박 발주 반영될 듯
업계에서는 MDI 가격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중동전쟁을 계기로 LNG운반선 발주를 대폭 늘려서다. 지난해 연간 37척에 그친 LNG운반선 발주량은 이달 초 53척을 넘어섰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연간 LNG운반선 발주량이 115척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주도의 LNG프로젝트 확대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도 호재로 꼽힌다.

반면 공급 확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글로벌 MDI 시장은 한국 금호미쓰이화학과 독일 바스프(BASF), 중국 완화케미칼 등 상위 6개 기업이 전체의 약 90%를 점유하는 과점 체제다. 올해 예정된 글로벌 설비 증설 규모 역시 연간 생산량의 1%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LNG운반선은 발주 이후 실제 인도까지 통상 2~3년이 걸리는 만큼, 최근 늘어난 선박 발주가 보랭재 원료 수요로 순차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LNG 보랭재용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추가 증설이 제한적인 구간에 진입했다”며 “당분간 MDI 업황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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