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이란 페르시아만 해협 관리청(PGSA)에 따르면 PGSA는 공식적으로 미국과 이란 간 종전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발효된 이날부터 해협 통항을 위한 선박들의 신청서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PGSA는 이란이 지난 5월 신설한 정부기관이다.
PGSA가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선박 통행에 관한 일반 및 특별 약관에 따르면,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은 PGSA가 발급한 유효한 통항 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또 PGSA가 승인한 ‘선체 전쟁 항해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 보험서비스는 향후 이란 정부가 해협의 운항을 통제하고 관련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 될 전망이다. 일반 약관에 따르면 PGSA는 “향후 보험료를 도입할 권리를 보유하며, 보험료는 관련 보험사가 결정”한다. 함께 공개된 보험 약관에서 PGSA는 “보험료는 보험증권에 명시되어 있다”면서 “취해진 조치에 따라,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는 보험료를 이란 정부가 부담한다”고 적었다. 앞으로 보험료가 부과될 예정이지만 지금은 일시적으로 면제한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부 간 MOU에 따라 60일 동안 해협을 ‘무상 통행’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보험의 명분은 이 지역에서 선박이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 문서는 나포·압류·체포·이동제한·억류 및 지정항로 내 기뢰로 인한 위험에 대해 선박의 손실이나 손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강대국(영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간의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 등에는 보장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보험이 자동 해지되는 조건이다. PGSA가 공지한 항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유실된 기뢰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보장을 받을 수 없다.
PGSA는 라라크 섬 인근 지정된 항로를 통해서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이를 벗어나거나 대체 경로를 이용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며 (약관) 위반으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선주와 선장은 “이러한 위반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손해와 벌금, 사고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고 강조했다.

오만 측 해협의 이용과 관련해 오만 정부가 어떤 방침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 이란 관료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60일 기간이 지난 후 이란과 오만이 “서비스 제공 및 안전한 통항과 관련된 비용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은” 방식에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치는 공해상에서 자유로운 통항을 약속한 유엔 해양법 등에 어긋날 수 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통행료가 없어야 한다면서도 이란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만, 이란, 그리고 걸프 연안국 연합(GCC)이 함께 협력하여 향후 해당 해협을 위한 적절한 안보 체계를 마련할 것”이며 “통행료 문제가 아니라 해협이 다시는 세계 경제의 목줄을 쥐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협 통행량은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AFP통신은 해운 데이터기업 AXS마린을 인용해 18일 하루 동안 총 25척의 상선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18일 이후 하루 최대 수치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안보 위협 수준을 ‘심각’에서 ‘보통’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격화되면서 협상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9일 밤 사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4명이 사망하고 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도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헤즈볼라 표적 80여곳에 폭격을 가했다. 이 여파로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양측의 첫 대면 실무협상은 무산됐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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