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미국과 유럽 중심의 주요 7개국(G7) 체제를 겨냥해 세계 질서를 좌우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차이나데일리는 19일 'G7이 세계를 지배하던 시대는 갔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최근 20년간 G7의 의제가 글로벌 문제 해결에서 내부 안보 우려와 지정학적 경쟁, 무역 분쟁, 전략 경쟁으로 옮겨갔다고 평가했다. 개발과 빈곤 퇴치, 글로벌 공공재 논의는 뒤로 밀렸고, 동맹국 간 이견 조율이 핵심 과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G7 내부 결속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오랫동안 G7의 중심축으로 여겨졌던 미국이 유럽과 무역 갈등을 빚고, 기존 안보 공약에 의문을 제기하며 방위비와 산업정책 등 여러 분야에서 파트너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G7이 글로벌 차원의 성과를 만들어낼 능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 위상 변화도 근거로 들었다. 차이나데일리는 국제통화기금 자료를 인용해 2005년 G7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세계 국내총생산의 60%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4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G7 회원국들이 여전히 선진국이긴 하지만, 소수의 부유한 국가가 비공개 회의를 통해 국제 시스템의 방향을 결정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중국의 경제적 비중 확대와 맞물려 있다. 세계 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약 7%에서 지난해 18% 수준으로 높아졌다. 중국으로서는 G7이 기존처럼 세계 질서의 주도권을 독점하는 구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이나데일리는 개발과 기후변화, 인공지능, 경제 거버넌스 등 시급한 글로벌 과제는 더 폭넓은 참여와 대표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글로벌 거버넌스는 부유한 국가들의 단일 클럽이 아니라 더 포용적이고 대표성 있는 기구를 통해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평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이후 나왔다. G7은 회의에서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무기화 시도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희토류 수출 제한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온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됐다.
중국 외교부는 이를 국제 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G7을 향한 관영매체의 비판도 이러한 기조의 연장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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