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당했다…"中 이정도였어?" 발칵 [도쿄나우]

입력 2026-06-21 07:39   수정 2026-06-21 11:55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당했다…"中 이정도였어?" 발칵 [도쿄나우]


"중국이 벌써 여기까지 올라오다니…"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 장비의 국산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계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 5개사의 중국 매출은 2026년 3월기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미국과 유럽 업체들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급망 자립을 목표로 장비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일본 등 해외 기업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스크린홀딩스, 디스코, 고쿠사이일렉트릭 등 일본계 반도체 장비 5개사의 2025회계연도(2025년4월~2026년3월) 중국 매출은 총 1조4700억 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4회계연도 약 1조6600억 엔보다 12% 감소한 규모다.

일본 장비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도 낮아지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의 중국 판매 비중은 2026년 1~3월 기준 27%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2024년 4~6월기의 50%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반도체 제조 과정 중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전공정’ 장비 분야에서 감소 폭이 컸다. 도쿄일렉트론과 스크린홀딩스, 고쿠사이일렉트릭 등 3개사의 중국 판매 합계는 2026년 3월기에 전년 대비 약 20% 줄었다.

반도체 장비는 그동안 일본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온 분야다. 하지만 대만과 한국에 이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장비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KLA 등도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ASML의 중국 판매 비중은 2026년 1~3월 기준 19%로, 전년 동기의 27%에서 8%포인트 떨어졌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37%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규모는 2025년 493억 달러(약 7조9000억 엔)로, 2024년 496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선행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시장 자체는 정체됐지만, 일본·미국·유럽 기업들의 판매가 감소한 배경에는 중국 현지 장비 업체들의 빠른 성장이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일본·미국·유럽산 제조 장비를 활용해 공장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규제로 첨단 장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중국은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국가 차원의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중국산 장비 우선 구매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 전문 조사기관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제조 장비의 국산화율은 2025년 기준 전공정 장비에서 21%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0%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조립과 검사 등을 담당하는 후공정 장비 국산화율도 같은 기간 19%에서 36%로 높아졌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정부계 기업인 북방화창과학기술집단과 상하이 기반 중미반도체설비 등이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기업은 화웨이다. 화웨이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자체 개발과 양산을 목표로 반도체 장비 업체들과 협력하며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

반도체 산업 전문가들은 중국 현지 장비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해외 기업들의 점유율 하락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도 대학과 연구기관과 연계한 중국 신흥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자동차용 반도체와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구형 반도체 제품에서 기술력을 축적한 뒤 점차 첨단 반도체 양산으로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용 첨단 반도체까지 자체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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