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학부모 극성 민원 현실로…초등교사 절반 "무력감"

입력 2026-06-21 13:15   수정 2026-06-21 13:31



"받아쓰기 틀린 문제에 빗금 치지 말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초등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우진 엄마'가 교사에게 제기하는 민원이다. 아이들의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런 부탁을 교사에게 서슴없이 하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참교육'으로 교권 붕괴의 심각성이 재조명된 가운데,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특히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학교 교사는 3명 중 1명이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데 비해 초등학교 교사는 2명 중 1명꼴로 무력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종예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포럼' 395호에 기고한 보고서에서 "중학교 교사에 비해 초등학교 교사 집단에서 학부모 응대의 어려움이 더 높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초등학교 교사와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2023년과 2024년 각각 실시한 '공교육 모니터링을 위한 학교교육 실태조사'를 비교한 결과다.

2023년 9∼11월 조사에는 전국 297개 초등학교의 교사 5578명이 참여했고 2024년 9∼11월 조사에는 전국 292개 중학교의 교사 6779명이 참여했다.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학부모의 민원 또는 신고 등이 걱정되느냐'는 문항에서 '매우 그렇다'가 40.7%, '그렇다'가 28.2% 등 긍정 응답이 68.9%나 됐다. 초등교사 10명 중 7명은 학부모의 민원이나 신고에 두려움이 큰 셈이다.

또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무력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는 28.3%, '그렇다'는 21.1% 등 긍정 응답이 49.4%로 집계됐다. 초등교사의 절반가량이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무력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또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정서적 압박을 느낀다'는 응답이 53.4%,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때가 많다'는 응답이 51.6%로 나타났다.

반면 1년 뒤 중학교 교사 대상 조사에서는 긍정('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 응답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중학교 교사 중 44.6%는 '학부모의 민원 또는 신고 등이 걱정된다'고 답해 초등학교 교사(68.9%)보다 24.3%포인트(p) 낮았다.

또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무력감을 느낀다'(31.7%),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정서적 압박을 느낀다'(33.2%),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가 많다'(34.6%) 등의 문항에서는 긍정 응답이 30%대로 파악됐다.

초등학교 교사는 경력이 쌓이더라도 학부모 응대의 어려움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의 민원 또는 신고 등이 걱정된다'는 응답은 '경력 5년 이하'가 78.0%, '경력 6∼10년'이 77.3%, '경력 11∼15년'이 72.6% 등으로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무력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경력 5년 이하'(51.7%)보다 '경력 6∼10년'(58.1%)과 '경력 11∼15년'(56.0%)이 오히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 연구위원은 "학부모 응대의 어려움이 아직 경험이 부족하거나 적응 과정에 있는 저경력 교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경력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어려움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학부모 응대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은 초등학교 교사의 교직 만족도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교사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보완·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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