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용직마저 고령층이 청년 추월…무너지는 고용 균형

입력 2026-06-21 18:04  

고용 안정성이 높은 상용직 일자리에서 고령층이 청년층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5월 기준 60세 이상 상용근로자(220만 명)가 15~29세 청년층 상용근로자(212만4000명)보다 많아졌다. 통계 비교가 가능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일자리의 양은 물론 질에서도 ‘세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청년층이 선호하는 제조업 일자리 급감이 핵심 원인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우려스러운 점은 청년층의 상용직 일자리가 인구 감소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4년간 청년층 인구는 9% 줄었는데 상용직 근로자는 무려 17% 급감했다. 올해는 청년 상용직 감소율이 인구 감소율의 3.6배에 달했다. 기업들이 공채 대신 경력직 위주로 채용을 전환한 데다 상용직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의 불황,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초급 직무가 사라진 탓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년 고용의 버팀목인 제조업 역할이 약화된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가 23개월째 감소하면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처음으로 15% 아래로 떨어졌다. 20대 제조업 일자리는 줄고 50, 60대 일자리는 증가하면서 제조업 인력의 고령화도 심해졌다. 이런 가운데 고령층 취업자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비중은 커지고 있다.

청년 고용 여건이 이처럼 악화되고 있는데 여당과 노동계가 정년 연장 논의에 속도를 내는 것은 우려스럽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그대로 둔 채 정년만 연장하면 청년들의 취업문을 더 틀어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연공서열 기반의 경직된 임금 체계에서 정년만 늘릴 경우 기업 부담을 키워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고 노동시장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근본 해법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근간인 제조업을 살리는 것이다.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의존한 성장은 한계가 있다. 산업구조 개혁과 고도화를 서두르고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기업 활력을 높여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해야 한다. 경직된 고용시스템을 손질하고 임금체계도 유연하게 개편할 필요가 있다. 정년 연장 논의도 청년 고용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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