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잔 내려놓은 MZ들…무알코올 와인에 푹 빠진 '이 나라'

입력 2026-06-21 20:29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서 무알코올 음료 시장이 커지고 있다. 건강·웰빙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무알코올 와인·맥주·칵테일 등 기존 주류를 대체하는 제품군이 식료품 매장과 고급 레스토랑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2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파리무역관이 최근 공개한 '프랑스 무알코올 음료 시장동향'에 따르면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지난해 무알코올·저알코올 음료 판매량은 30만L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알코올 음료 판매량은 1100만L 감소했다.

캔·병·팩 형태로 바로 마실 수 있는 RTD 무알코올 음료도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조사를 보면 2024년 프랑스에서 판매된 RTD 음료는 432만L에 달했다. 이 시장은 2029년까지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 주류의 하락세는 뚜렷하다. 닐슨IQ 조사를 보면 지난해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주류 판매량 중 레드와인은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는 5.2%, 와인 기반 식전주는 5%, 샴페인은 4.4% 줄었다. 전체 음료 판매도 전년보다 0.7% 감소했다.

이 같은 빈틈은 무알코올 제품이 메우고 있다. 같은 기간 무알코올 식전주 판매는 7% 늘었다. 무알코올 맥주 판매도 1.7%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는 지난 4년간 프랑스 음료 시장의 성장 요인 모두 무알코올 음료에서 나왔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소비 변화는 특히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유럽 소비자 중 43%가 주류 구매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25~35세 연령대에서 이 같은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팬데믹 이후 달라진 건강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과거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사회적 소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절주·당분 섭취 관리가 자기관리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 무알코올 음료가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의 대체재를 넘어 일상적 선택지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과거 무알코올 선택지는 무알코올 맥주나 사과주스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엔 매장 내 별도 코너가 생길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무알코올 음료 수입도 늘었다. 프랑스의 지난해 무알코올 음료 수입액은 4억9069만달러로 전년보다 9.5% 증가했다. 해당 품목 수입액은 3년 연속 증가세다.

프랑스 무알코올 음료 수입 시장은 주변 유럽 국가가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네덜란드가 1억4540만달러로 29.6%를 차지했다. 독일은 1억2790만달러로 26.1%, 이탈리아는 7542만달러로 15.4%를 나타냈다. 상위 3개국의 점유율만 약 71%에 이른다.

한국산 제품의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지난해 프랑스가 한국에서 수입한 무알코올 음료는 343만9000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3.3% 늘었지만 점유율은 0.7%에 그쳤다. 한국은 프랑스의 12번째 수입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요 수입국 1~12위 가운데 아시아 국가는 한국과 태국뿐이다.

경쟁은 단순히 '술을 뺀 음료'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무알코올 맥주·와인뿐 아니라 무알코올 증류주, 라이트 와인, 허브·뿌리·차를 활용한 칵테일 제품을 내놓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선 음식과 와인을 맞추는 페어링에 이어 무알코올 음료를 결합한 메뉴가 등장했다.

코트라는 프랑스 무알코올 음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진입 기회를 주목했다. K푸드 인기가 높아지고 한국 음식점이 늘면서 현지 소비자가 한국산 음료를 접할 기회도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현지 시장을 공략하려면 제품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소비자는 무알코올 제품이 기존 주류와 비교해 저렴하지 않은 만큼 더 고급스럽고 새로운 맛을 기대한다. 재활용 용기 사용, 유기농 천연재료 활용 등 친환경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코트라의 설명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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