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1958년 인천에서 문을 연 산부인과를 복원한 이 공간은 지난 10년간 누적 관람객 15만 명을 넘어서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체험 명소로 자리 잡았다.
가천문화재단은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의 누적 관람객이 15만29명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2016년 6월 개관한 기념관은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의 의료 철학과 삶의 궤적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념관은 이 회장이 평생 실천해 온 '박애·봉사·애국' 정신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조성됐다. 1958년 인천 중구 용동에 문을 연 이길여 산부인과의 진료실과 수술실, 입원실 등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당시 의료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1·2층 전시 공간에서는 환자들이 진료비 대신 가져온 농산물과 생선, 바퀴 달린 진료 의자, 국내 최초로 도입한 초음파 기기 등 1960~1970년대 병원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산모에게 직접 미역국을 끓여주던 일화와 당시 생활상도 다양한 소품과 전시물로 되살렸다.
관람객 증가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연간 관람객은 2만4720명으로 개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3000명 이상이 찾고 있다. 최근 주말에는 하루 200여 명이 방문한다.
교육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생, 외국인 단체, 공공기관 등이 현장 체험 학습 장소로 활용하면서 지금까지 단체 관람객은 306회 1만3010명에 이르렀다.
온라인에서도 관심이 높다. 기념관 유튜브 채널은 지난 6월 기준 구독자 3만360명, 누적 조회수 1492만 회를 기록했다. 이길여 회장의 생애와 의료 활동, 기념관 소개 영상 등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기념관에는 특별한 사연도 이어진다. 수십 년 전 이길여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산모와 그때 태어난 자녀들, 옛 직원과 지역 주민들이 찾아와 추억을 되새긴다. 1960년대 유산을 고민하던 한 여성은 이길여 원장의 설득으로 출산을 결심했고, 수십 년이 지나 기념관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1970년대 이곳에서 자녀를 출산한 이상순 씨도 "몸조리를 더 하고 퇴원하라며 진료비를 받지 않았던 이길여 원장의 배려를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2024년 리모델링을 거치며 체험 콘텐츠도 강화됐다. 8층 바람개비 체험관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의사 가운을 입고 청진기로 심장 소리를 들어보는 의사 체험을 비롯해 심폐소생술(CPR), 손 씻기 교육, 인체 탐방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기념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의 가치를 전하는 교육·문화 공간으로 성장해 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세대를 잇는 공간으로 역할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남=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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