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클린룸 업계 '희비'

입력 2026-06-22 17:30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생산라인 증설에 속도를 내면서 반도체 공장의 핵심 시설인 클린룸 업계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설비 비중이 큰 기업은 매출과 수주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2차전지와 일반 건설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은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 평택캠퍼스 마지막 공장인 ‘P5 팹2’ 착공 준비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보다 약 6개월 앞당긴 일정이다. SK하이닉스도 내년 2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의 첫 번째 클린룸을 열 예정이다.

반도체 공장 건설의 첫 단추인 클린룸 시장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용 클린룸 시장 규모는 지난해 81억달러에서 2030년 119억달러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룸 업체 관계자는 “과거 삼성전자가 P3 투자 이후 상당 기간 공백이 있었는데 지금은 P4와 P5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성장세가 예전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별 성적표는 제각각이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공정과 직접 연관된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만 실적이 개선되는 것이다. 수혜 기업으로는 한양이엔지와 신성이엔지, 세보엠이씨 등이 꼽힌다. 반도체 초고순도 배관과 가스공급설비 사업 비중이 큰 한양이엔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했다. 클린룸 핵심 장비인 팬 필터 유닛(FFU)에 강점을 지닌 신성이엔지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537억원으로 32.2% 증가했다. 반도체 공장용 기계설비와 배관 사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보엠이씨도 올해 1분기 매출이 2459억원으로 40.9% 늘었다. 이들 기업은 통상 6개월~1년의 시차를 두고 매출에 반영되는 수주잔고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한양이엔지 수주잔고는 684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4% 늘었고, 신성이엔지는 클린룸 부문에서만 2935억원을 기록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클린룸 업계로 묶이는 케이엔솔과 성도이엔지는 실적이 저조했다. 성도이엔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감소했다. 클린룸 사업 외에 일반 건설 시공 비중이 높아 건설경기 침체의 타격을 크게 받았다.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2차전지 분야에서 올린 케이엔솔도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올해 1분기 매출이 11.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본업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사업으로의 다각화는 호황 효과를 덜 보기 때문에 같은 업종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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