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는 노동법 관련 입법과 주요 판결이 특히 많았던 시기로 기억될 것 같다. 1월에는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인정 여부 판결이 선고됐고, 3월에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 시행됐다. 5월에는 성과급을 둘러싼 삼성전자의 노사 대립이 국민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올해 하반기 역시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법 관련 사안이 줄줄이 국회에서 대기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노무 제공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울타리를 넘어 폭넓게 보호하겠다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다.
자신의 노동력을 타인에게 제공하는 개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으면 강행법규의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된다.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해고가 금지되고, 근로시간과 임금은 물론 휴게나 휴가에서 최소한의 보호를 받는다. 퇴직 시 퇴직급여에 관한 권리도 보장된다. 여기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가 아니라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 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판단한다는 것이 법원 입장이다. 실제로는 그 판단이 쉽지 않다. 채권추심원, 보험설계사, 헤어디자이너, 지입차주 등 다양한 직군에서 근로자성 관련 소송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런 근로자의 범위를 대폭 확장하는 것이 근로자 추정제다. 근로자 추정제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근로기준법과 관련한 분쟁 해결에서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조항 신설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지금까지는 프리랜서로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사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인정받으려면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자신이 종속적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해왔음을 입증해야 했다. 그런데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노무 제공자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이를 입증할 의무를 부담하게 돼 입증 책임이 전환된다. 근로자성을 둘러싼 소송에서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관련해서는 국회에 7개 법안이 상정돼 있는데, 그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법안에서는 일하는 사람을 ‘고용상의 지위나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타인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 등을 받는 사람’으로 폭넓게 정의한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인정의 핵심적 표지이던 종속성이 없더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은 모두 균등한 처우를 받으면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선언한다.
이 같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시행되면 사적 자치로만 해결되던 노무 제공자의 보호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여기에 근로자 추정제까지 도입되면 근로기준법의 보완재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급한 입법에 앞서 반대편 목소리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제기될 소송의 급증, 일하는 사람 기본법 반대 집회까지 개최하는 소상공인들, 사용자에 대한 일방적인 의무의 확대 등은 근로자 보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우려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게 만든다. 보호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선의가 시장 수용성을 넘어선 섣부른 과잉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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