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부동산…정책 실용인가, 도그마인가

입력 2026-06-22 19:00   수정 2026-06-22 19:42

이재명 정부는 역대 진보 정부의 최대 난제이던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정부는 담보대출 제한, 다주택자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규제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수요 억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망국적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뛰고 전세 물량은 급감하는 등 시장은 정부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1년간 서울 부동산 성적표는 ‘매매가 약 11%, 전·월세 가격 6~7% 상승’으로 요약된다. 업계에서는 매매, 전세, 월세 ‘트리플 상승’의 원인으로 다주택자 규제와 공급 위축을 꼽는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과 ‘10·15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 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서울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공공 주도 6만 가구 공급(1·29 대책)이 구체화할 때까지 수요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요를 억누르는 동안 공급 기반이 더 약해졌다고 분석한다.

서울 주택시장은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연 등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누적됐다. 여기에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이후 전·월세 물량이 감소해 무주택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다음달께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세금 규제 강화도 예고돼 있다.

시장에서는 수요 억제 정책만으로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동성 확대와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 전·월세 공급자로서 다주택자의 역할, 전세 제도의 순기능 등을 인정하고 민간을 주택 공급의 파트너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유정/김일규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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