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저축銀에 돈 몰릴 때…예금 빠져나가는 새마을금고·신협

입력 2026-06-22 17:44   수정 2026-06-22 20:09

올해 들어 새마을금고와 신협을 비롯한 상호금융업권에서 예금이 15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주식시장 강세로 여유 자금이 증시로 이동한 ‘머니 무브’ 여파가 상호금융권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930조8613억원에서 올해 4월 말 915조6312억원으로 15조2301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 예금 감소 폭이 8조원으로 가장 컸고 신협(3조3577억원)과 농·수협·산림조합(3조7389억원)에서도 각각 3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예금은 각각 27조원, 2조원가량 늘었다. 지난해 9월부터 1인당 예금자보호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상호금융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신뢰도가 하락해 예금이 대거 유출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부터 상호금융 조합원의 예탁금 비과세 기준이 강화돼 새마을금고와 신협 예금의 장점이 사라진 것도 예금 이탈을 부추겼다.

지난해까지 소득에 관계없이 예탁금 3000만원 한도에서 비과세 혜택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연봉 7000만원이 넘는 조합원은 일정 비율의 이자·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상호금융권은 예금 금리 인상으로 맞서고 있지만 고객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위기 돌파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稅 혜택 축소 영향…올해 상호금융권 15조원 이탈
연 8% 적금 내놔도 인기 없고, 비과세 혜택 줄어 고객 발길 뚝
군산해성신협은 최근 금리가 연 4.25%(1년 만기)인 한아름정기예탁금을 내놨다. 인후신협(연 4.1%), 원주밝음신협(연 4.01%), 답동신협(연 4%) 등도 연 4%대 정기예탁금을 판매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연 8% 이상 이자를 주는 적금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정기적금에 국내 최고 수준인 연 8.5%의 금리를 주는 대전 우리새마을금고가 대표적이다.
◇ 고금리로 수신 방어 ‘안간힘’
상호금융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것은 수신 감소를 막기 위해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신협, 단위 농·축협, 산림조합 등 국내 상호금융의 올 4월 말 수신 잔액은 총 915조632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5조2301억원 감소했다. 새마을금고에서 8조1335억원, 신협에서 3조3577억원 줄었다.

상호금융권과 경쟁 중인 저축은행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4월 수신잔액은 100조6607억원으로 올해 들어 1조6820억원 늘었다. 상호금융의 큰 장점으로 꼽히던 비과세 혜택이 줄어들면서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의 예금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올해부터 총급여 7000만원이 넘는 조합원의 예탁금에 5% 세율이 적용된다.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머니무브’에 따른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일 국내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129조3535억원으로 올해 들어 41조원 이상 불어났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특판 예금으로 새 고객을 끌어모았지만 만기가 도래하면 자금을 재예치하기보다 주식에 투자하려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규제에 막힌 가계대출
상호금융권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영업환경에 처해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상호금융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0’으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줄이라는 강력한 요구로 상호금융권은 사실상 대출 고객이 원금을 상환한 만큼만 신규 대출을 할 수 있다.

정부의 이 같은 압박에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문턱은 대폭 높아졌다. 새마을금고는 비회원을 상대로 한 신규 주택담보대출, 집단대출 등을 중단했다. 신협과 전국 단위 농협에서도 모집인 대출을 받지 않고 있다.

기업대출을 늘리기도 만만치 않다. 과거 대규모 부실 여파가 남아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선 연체율 개선에 주력할 뿐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상호금융권은 내년 4월부터 부동산 PF 대출은 대출 총액의 20%, PF를 포함한 건설부동산업 대출 비율은 50%를 넘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으로 기업대출 확대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869조8928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25조1674억원 불어났다.
◇ 지방 소멸로 영업 기반 흔들려
여수신 영업이 모두 어려워져 상호금융권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호금융은 지난해 379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새마을금고(19.7%)와 신협(12.9%)이 출자자(회원)에 배당한 금액은 전년보다 10% 이상 줄어들었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배당을 기대하고 상호금융 회원이 된 사람이 많다”며 “연이은 실적 악화로 배당금이 줄어 수신 유치가 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객 기반인 지방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기준 국내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 중인 지방 인구는 총 2498만6499명으로 2022년 말 이후 3년여간 46만 명 이상 감소했다. 총인구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 기간 49.48%에서 48.9%로 낮아졌다. 새마을금고 전체 점포 3198개 가운데 70%인 2123개가 비수도권에 있다.

오유림/김진성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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