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이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계열사 지분가치 상승 수혜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체 사업 경쟁력과 예측 가능한 대규모 배당을 갖춘 삼성물산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2만8500원(5.80%) 오른 52만원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종목 10개(우선주 제외) 가운데 상승 마감한 종목은 삼성물산을 비롯해 SK하이닉스(5.61%), SK스퀘어(10.67%) 등 3개 종목뿐이다.
기간을 넓혀봐도 삼성물산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올 들어 삼성물산은 117.12% 급등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각각 194.83%, 185.85% 뛰면서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가치가 상승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5.05%, 삼성생명 지분 19.3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합치면 해당 지분가치는 삼성물산 순자산가치(NAV)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증권가에서는 자체 사업 경쟁력과 예측 가능한 대규모 배당을 고려할 때 삼성물산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삼성물산에 대한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흥국증권(58만원→70만원), LS증권(55만원→63만원), IBK투자증권(35만원→62만원), DS투자증권(38만원→62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삼성물산이 SK스퀘어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계열사 지분가치 상승 수혜를 받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시가총액 격차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22일 기준 삼성물산과 SK스퀘어의 시가총액은 각각 84조3271억원, 259조9580억원으로 집계됐다. SK스퀘어의 시가총액이 삼성물산의 약 3.1배 수준에 달한다.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등 삼성물산의 자체 사업까지 감안하면 삼성물산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건설은 (평택캠퍼스) 하이테크 4공장(P4) 마감, 5공장(P5) 골조 공사 본격화로 영업이익 증가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패션과 레저 부문도 긍정적인 자산효과와 소비심리 개선으로 증익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11조140억원, 영업이익은 16.3% 늘어난 8749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매출액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44조1501억원, 영업이익은 10.4% 늘어난 3조6357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의 예측 가능한 대규모 배당도 SK스퀘어와 차별화된 요소로 꼽힌다. 지난 2월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3년간 최소 주당 배당금(DPS)을 기존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계사 배당 수익의 60~70% 수준을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SK스퀘어의 배당 규모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는 자사주 매입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다"며 "경상 배당 수입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30%를 목표로 하고 있어 그전까지는 배당 대비 자사주 매입 소각 규모가 더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SK스퀘어의 배당 규모는 불확실하지만 삼성물산의 대규모 배당은 예측 가능성에서 우위에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이 알파를 모색하는 국면에서 삼성물산의 명확한 배당 정책이 좋은 선택지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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