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총리 부인 "남편이 살해당한 이유 지금도 모르겠다" [도쿄나우]

입력 2026-06-23 08:37   수정 2026-06-23 09:13

아베 전 총리 부인 "남편이 살해당한 이유 지금도 모르겠다" [도쿄나우]



“남편이 왜 살해됐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피고를 만나서 직접 묻고 싶다.”

2022년 7월 8일 나라시에서 발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사건이 곧 4년째를 맞는다.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64)는 최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살해범 야마가미 데쓰야 피고(45)와 직접 마주한 심경과, 지난 4년간 품어온 생각을 털어놨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해 12월 나라지방법원에서 열린 야마가미 피고의 재판에 피해자 참가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그는 “내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며 법정에 나섰지만, 피고의 설명을 들은 뒤에도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마가미 피고는 법정에서 아베 전 총리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구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정치권의 관계에서 중심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키에 여사는 “교단 간부도 아닌데 왜 남편이었는가. 왜 관계없는 사람을 죽였는가”라며 여전히 납득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피고의 불우한 성장 환경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이해를 보였다. 야마가미 피고는 어머니의 거액 헌금으로 가정이 붕괴된 경험을 한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아키에 여사는 “그런 성장 배경이 범죄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가정환경이 나쁘다고 살인을 해도 된다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유족으로서 느끼는 사회적 책임도 언급했다. 정치인의 아내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돕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야마가미 피고에게 사형을 요구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공판 전부터 사형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생각했다. 교도소에서 자신의 죄와 마주하고 반성해 나갔으면 한다.” 다만 곧이어 “속죄할 수는 없겠지만…”이라고 말하며 상실의 깊이를 드러냈다.

피고로부터 사과 편지를 받은 적은 없고, 법정에서도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아키에 여사는 “이제 사과받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편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신 재판이 끝난 뒤에는 “교도소에 가서 남편을 왜 노렸는지 이유를 듣고 싶다”며 직접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4년 동안 남편을 대신해 각종 행사와 강연에 참석해왔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는 “아내로서는 살아 있기를 바랐지만, 오랜 기간 총리를 지냈고 국장까지 치러졌으니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아키에 여사는 “나는 남편을 살해당했지만, 나는 상대를 죽이러 가지 않는다”며 원한이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피해자의 경험을 가진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며 앞으로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2022년 7월 8일 나라시 긴테쓰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연설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야마가미 피고는 살인죄 등으로 기소돼 올해 1월 무기징역 판결을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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