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전국 의대 학부 입학시험 재실시를 앞두고 군과 준군사조직을 동원해 시험지 보안에 나섰다. 200만명 넘는 수험생이 걸린 시험 부정 파문이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교육 행정 신뢰를 흔들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의대 입학 재시험을 앞두고 헬기, 공군기, 준군사조직 호송까지 동원해 새 시험지를 전국 시험장으로 운송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앱 텔레그램도 시험 부정 확산을 막기 위해 인도 전역에서 일시 차단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치러진 전국 의대 학부 입학시험이 일부 문항 사전 유출 의혹으로 무효 처리된 데 따른 것이다. 이 시험은 3시간 동안 치러지는 고강도 시험으로, 인도 청년들의 진로를 사실상 결정할 수 있는 관문으로 여겨진다. 200만명 이상이 일요일 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다.
시험을 주관하는 인도 국가시험청(NTA)의 아비셰크 싱 청장은 “모든 종류의 보안을 100%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 잘못됐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 시험지 일부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 공군 헬기로 도착했다.
5월 시험 무효화는 전국적 분노를 불러왔다. 인도 교육 시스템의 부패와 책임성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동시에 주요 고등학교 시험 채점에 새 컴퓨터 시스템이 심각한 오류를 냈다는 학생들의 주장까지 나오면서 또 다른 시험 파문도 진행 중이다. 당국은 이 사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인도에서는 15~29세 청년 실업률이 15% 안팎에 머물고 있다. 많은 청년에게 경쟁시험은 등록금이 낮거나 없는 공립대학 진학, 또는 정부 일자리로 가는 핵심 통로다. WSJ은 "입시 부정은 단순한 시험 관리 실패가 아니라 계층 이동과 고용 기회의 공정성 문제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인도 청년들의 분노는 정치적 움직임으로도 번지고 있다. 학생연맹인 인도학생연맹 구성원들은 최근 뉴델리에서 교육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험 부정 파문은 지난 5월 등장한 정치운동 ‘바퀴벌레 국민당’의 급부상에도 힘을 보탰다. 이 단체는 이달 초 뉴델리 첫 시위에 수백명을 모아 교육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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