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학습만화 시장이 한국발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출판사들이 한국에서 검증된 학습만화를 잇달아 현지화하면서, 기존 역사 중심이던 시장이 과학·영어·금융·수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학습 만화, 한국발 작품으로 다양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 학습만화 시장은 오랫동안 주류였던 역사물에서 과학, 금융, 영어 등 주제형 콘텐츠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서점가에서도 나타난다.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서점 유린도에서 아동 도서를 담당하는 나카오 아야코는 닛케이에 "다양한 주제의 작품이 늘어나면서 학습만화가 '부모가 사주는 책'에서 '아이가 스스로 고르는 책'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학과 수학 분야는 부모가 직접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만화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랫동안 학습만화의 대표 장르는 역사물이었다. 하지만 시대 순서대로 내용을 따라가야 하는 구성에 부담을 느끼는 어린이가 늘면서 원하는 주제만 골라 읽을 수 있는 과학·수학·영어·금융 분야의 학습만화가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한국 학습만화가 있다.

대표적인 작품은 국내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로 알려진 '과학만화 서바이벌'이다. 아사히신문출판이 2008년부터 일본어판을 출간한 이 시리즈는 사막과 심해, 이상기후 등 극한 환경에서 주인공들이 과학 지식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시리즈는 입소문을 타며 일본 누적 발행 부수 1550만부를 돌파했고, 현재는 59개 주제, 90권 이상으로 확대됐다. 2024년 애니메이션 방영 이후 어린이 독자층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작가 신태훈·나승훈의 '놓지 마 과학!' 역시 일본에서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인기 웹툰 '놓지 마 정신줄!'의 스핀오프 학습만화로 과학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점이 현지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 출판업계는 한국 학습만화의 경쟁력으로 개그 요소와 빠른 전개를 통한 높은 몰입감을 꼽는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식을 습득하도록 구성한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아사히신문출판 관계자는 닛케이에 "공부를 위해 억지로 집어 드는 책이 아니라 만화를 재미있게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식이 쌓이는 구조"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일본 출판사들이 한국발 콘텐츠를 적극 도입하면서 학습만화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으며, 공부와 오락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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