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뒤늦게 후회한 금감원장

입력 2026-06-23 17:27   수정 2026-06-24 00:23

[사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뒤늦게 후회한 금감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 도입과 관련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해외로 유출되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며 지난달 제도를 도입한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금융당국 수장이 강도 높게 자책한 것은 이들 레버리지 상품 부작용이 이미 통제 불능 수준에 직면했음을 방증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시가총액 15조원, 누적 거래액 170조원을 넘겼다. 본래 상장지수펀드(ETF)는 여러 종목을 묶어 위험을 분산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그러나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이런 펀드 철학과는 정반대로 한 종목에 더 크게 베팅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기본 예탁금(1000만원)과 사전 교육 의무화라는 진입장벽이 있지만 최근 투자 열풍은 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레버리지 상품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레버리지 배율을 맞추기 위해 장 막판 이뤄지는 기계적 리밸런싱은 주가 왜곡을 키우고 있다. 시가총액이 가장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이 요동치니 코스피지수 전체가 출렁인다. 어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12% 이상 빠졌고, 코스피지수는 9.99% 하락 마감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하락률이 개별 종목의 두 배가량이었을 것이다.

이미 출시된 상품을 당장 시장에서 강제 퇴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촘촘하고 강도 높은 보완책으로 시장 왜곡을 막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비슷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의 추가 출시를 자제해야 한다. 시장을 교란하는 투기적 상품의 확산을 차단하는 게 급선무다.

아울러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손봐야 한다. 형식적 수준에 그치는 사전 교육을 대폭 강화해 레버리지 상품 투자 위험성을 각인시켜야 한다. 증권사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오듯 수수료가 과도한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도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책임을 통감하고 시장 왜곡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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