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으로 즐겨주길"…잔 대신 접시 내민 위스키 업계 [현장+]

입력 2026-06-26 22:00  

"미식으로 즐겨주길"…잔 대신 접시 내민 위스키 업계 [현장+]


한때 바와 라운지에서 2·3차 술로 소비되던 위스키가 식탁으로 내려오고 있다. 주류업계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음식과 함께 즐기는 미식 경험으로 재해석하며 소비 접점 넓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주류 수입·유통사 캄파리코리아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성수동 스테이지 엑스 성수 차봇에서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 '더 글렌그란트'의 미식 페어링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위스키와 음식의 조화를 전면에 내세운 체험형 팝업이다.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26일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김효상 캄파리코리아 대표는 "최근 소비자들이 위스키를 저녁 식사와 함께 즐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더 글렌그란트가 가진 장점이 다양한 음식 카테고리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팝업스토어를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팝업스토어 공간도 위스키의 다양한 면모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야외에는 스코틀랜드 증류소의 '빅토리안 가든'을 본뜬 정원을 조성했고, 실내에는 브랜드 역사와 증류 방식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방문객은 더 글렌그란트 12년·15년·18년의 향을 차례로 맡아본 뒤 취향 테스트를 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과 페어링 메뉴를 추천받는다.

2층에서는 위스키와 음식의 조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스플렌더 테이블'이 운영된다. 이 공간에는 김성운 테이블포포 셰프, 김지영 규반 셰프, 윤진원 무탄 광화문 셰프, 이우규 리베르떼 셰프, 박성채 레자미오네뜨 셰프 등 5인이 참여했다.

셰프들은 이탈리안, 한식, 중식, 프렌치, 디저트·베이커리 등 각자의 장르를 바탕으로 총 6종의 메뉴를 개발했다. 더 글렌그란트 12년에는 구운 부라타 치즈와 프로슈토, 레몬 마들렌이, 15년에는 새우 멘보샤와 트러플 마요소스, 아몬드 휘낭시에가 곁들여진다. 숙성감이 가장 깊은 18년은 여름 구운 증편과 서과청(수박청), 구운 양고기와 양파 타르트와 짝을 이뤘다.

업계는 위스키 소비 트렌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늦은 시간 바에서 스트레이트나 온더록스로 즐기던 소비가 줄고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와인이 차지하고 있던 식중주 영역으로 싱글몰트 위스키가 진입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짚었다.

미식 경험과 연결된 위스키에 대해 소비자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팝업은 평일 회차당 약 100명, 주말·공휴일 최대 200명 규모로 예약받았는데, 오픈 전부터 사전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현재는 현장에 방문해 대기 후 스탠드 테이블을 이용하는 방식으로만 입장할 수 있다. 캄파리코리아는 팝업 기간 약 40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위스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희소성과 연산 경쟁만으로는 소비자를 붙잡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위스키를 미식 콘텐츠이자 라이프스타일로 제안하려는 시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소비자 취향이 세분화된 만큼 다양한 음식과 페어링해 위스키를 즐기는 트렌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캄파리코리아도 향후 팝업스토어가 아닌 상설 공간에서 위스키 페어링을 제안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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