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100년 만의 홍수" 탄식하더니 결국 '백기'…아이폰 어쩌나

입력 2026-06-26 13:52   수정 2026-06-26 14:35

팀 쿡 "100년 만의 홍수" 탄식하더니 결국 '백기'…아이폰 어쩌나


글로벌 메모리 수급난이 길어지면서 애플도 결국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부품 가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맥북 주요 제품군 가격을 100~300달러 인상했다. 아이패드 제품군도 모델에 따라 100~200달러 올랐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제품은 맥북 프로다. 기존 1699달러였던 맥북 프로 가격은 1999달러로 조정됐다. 인상 폭은 300달러다. 맥북 에어는 1099달러에서 1299달러로 200달러 뛰었다. 지난 3월 599달러에 출시된 중저가 제품 맥북 네오도 가격표가 바뀌었다. 학생층을 겨냥한 제품이었지만 출시 3개월여 만에 699달러로 100달러 올랐다. 한국 가격은 99만원에서 119만원으로 20만원 인상됐다.

최고 사양 제품의 가격은 1000만원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시스템 칩과 메모리, 저장공간을 최대 사양으로 선택한 16인치 맥북 프로는 9999달러, 한국 가격으로는 1699만원에 달한다.

초소형 PC 맥미니도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애플은 지난달 초 599달러였던 256GB 기본 모델을 단종하고 799달러짜리 512GB 모델을 기본 모델로 내세웠다. 이번에는 256GB 모델을 다시 판매하면서 가격을 799달러로 책정했다. 512GB 모델 가격은 999달러가 됐다. 국내 맥미니 가격은 환율 영향까지 겹치며 인상 폭이 더 커졌다. 256GB 모델은 연초 89만원에서 현재 134만9000원으로 약 46만원 올랐다.

아이패드 제품군도 가격이 뛰었다. 저가형 아이패드는 100달러, 아이패드 에어는 150달러, 아이패드 프로는 200달러씩 가격이 인상됐다. 홈팟 스피커와 헤드셋 비전 프로도 가격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아이폰과 애플워치, 에어팟은 이번 인상 대상에서 빠졌다.

이번 가격 인상 배경으로는 AI 인프라 확대로 인한 메모리 부족이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커지면서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공급이 서버용 수요에 집중됐고, 이에 따라 PC·태블릿 등 다른 제품군의 부품 조달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블룸버그 통신에 "AI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장으로 메모리·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며 "부품 가격이 이토록 급격하고 크게 상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월스트리트저널에 메모리 등 부품 가격 폭등을 두고 "100년 만의 홍수"라고 표현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원가 상승 부담을 흡수하며 점유율 확대를 노렸지만, 더 이상 마진 희생만으로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봤다. 애플이 본격적으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개편하려는 시점에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 하드웨어 수요가 커지는 점도 제품 원가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가격 인상의 충격은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된 애플 특성상 다른 업체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소비층이 많고,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커지면 평균판매단가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그러면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PC·태블릿 시장이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이후 전체 노트북 출하량은 둔화될 것으로 봤지만, 고가 노트북 PC는 2026년 전년 대비 11%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태블릿 시장도 전체 출하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고가 태블릿은 전년 대비 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다른 PC 및 태블릿 브랜드들도 애플의 사례를 따라 가격 인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인상과 함께 보급형 모델의 출시를 줄여 프리미엄 디바이스에 더 집중하는 포트폴리오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이폰 가격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이번 가격 인상은 애플도 더 이상 원가 부담을 흡수하지 못하고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이 맥락에서 보면, 아이폰이 이번 가격 인상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9월 출시되는 아이폰18 시리즈와 기존의 아이폰17 모델들도 하반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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