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혼인·장병적금 세금 깎아라"…2.3조 세감면 법안 줄발의

입력 2026-06-26 12:22   수정 2026-06-26 12:36

"취업·혼인·장병적금 세금 깎아라"…2.3조 세감면 법안 줄발의


정부가 80조원에 달하는 조세지출(세금 감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최소 연간 2조3000억원 규모의 조세지출 연장 법안이 잇달아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지출 정비를 위한 법 개정 작업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의원들의 연장 요구에 밀려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 국회에 발의된 세금 감면 연장·확대 법안만 따져도 연간 조세지출 규모는 최소 1조7933억~2조3259억원으로 추산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비용 추계한 법안 중 중복되는 제도를 제외해 보수적으로 집계한 수치다. 비용 추계가 이뤄지지 않은 법안까지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법안 중 하나는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연장안이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과 고령자,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의 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내용이다.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연장 법안을 발의했다.

김주영 의원안은 적용 기한을 2028년 말까지 2년 연장하는 내용이다. 이 경우 연간 조세지출 규모는 4340억원으로 추산된다. 김선교 의원안은 일몰 규정을 폐지하고 소득세 감면 한도를 현행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이 경우 조세지출 규모는 연간 9666억원으로 늘어난다.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 연장안도 발의됐다. 김주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카 개별소비세 감면 적용 기한을 2029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이다. 연간 조세지출 규모는 7839억원으로 추산된다.

저출생 대응 세제도 연장 요구가 나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인 혼인세액공제의 적용 기한을 2029년 말까지로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각각 50만원, 부부 합산 100만원 한도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다. 연간 조세지출 규모는 99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장병내일준비적금 비과세 특례 연장안은 연간 87억원, 한국해운조합에 공급하는 석유류에 대한 세제 지원 연장안은 연평균 466억원의 조세지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가구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추가로 취득해도 양도세와 종부세 산정 때 1주택자로 간주하는 과세특례 연장안도 국회에 제출됐다.

정부는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과 혼인세액공제 감면은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감면 방식보다 직접 재정 지원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들 조세지출 정비 작업은 세제개편안에 담겨 국회 심사 과정을 거친다. 감면 연장 법안을 낸 의원들과 관련 업계·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겹치면 정부의 조세지출 정비 방안이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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