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냉전 이후 어렵게 되찾은 강대국 지위를 잃고 있는 것일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악재가 계속 쌓이고 있다. 러시아 쇠퇴라는 문제가 세계 지정학에 미칠 파장이 점점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최근 몇 주는 러시아 지도자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약하고 무능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는 말을 들어온 러시아인의 일상이 흔들렸다. 전장에서는 러시아군 사상자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 이미 줄고 있는 러시아 인구를 더 빠르게 소모하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문제는 최근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생긴 연료 부족보다 심각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동 위기가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며 푸틴 대통령에게 구명줄을 던져주는 듯했다. 그러나 그 위기는 완화됐다. 이란산 원유가 세계 시장에 다시 풀리면 러시아는 석유 수출이 급감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및 기타 에너지 시설 공격은 러시아의 수출 능력도 제한했다.
그러나 역사의 중력 법칙은 결국 작동한다. 러시아 인구는 줄고 있다. 러시아 기술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냉전 종식 이후 러시아 경제는 실패를 거듭해왔다. 동쪽에서는 중국이 부상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우크라이나에 이르기까지 옛 소련 지역에서는 민족주의 힘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러시아의 입지를 약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중견국으로 내려앉을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이웃 국가를 크게 위협할 수 없는 세계는 지금과 전혀 다를 것이다. 유럽 재무장의 동력은 사라질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초강대국으로 되살리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의 후계자들은 훨씬 덜 야심적인 목표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원제 ‘The Russian Reck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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