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진출 무덤인데…뉴발란스의 영리한 선택

입력 2026-07-17 10:00  

한국은 ‘직진출 무덤’으로 불린다.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다양한 유통채널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현지화가 쉽지 않고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자체 운영을 결정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 골든구스, 푸마, 돌체앤가바나 등이 직진출 전환 후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한국 시장을 잘 아는 브랜드들은 국내 패션회사와 유통 계약을 맺고 판매와 마케팅을 위임한다. 미국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영리한 선택을 했다. 한국에 처음 진출한 2001년 국내 기업과의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2008년부터는 이랜드에 한국 운영을 맡겨왔다. 이런 가운데 2027년 뉴발란스가 직진출을 확정하고 한국지사 ‘뉴발란스코리아’를 출범시킨다.
◆ 뉴발은 왜 홀로서기에 나서나
뉴발란스가 2027년부터 자체 운영에 나선다. 한국이 매출 1조원 규모로 커지자 글로벌 핵심 시장으로 올라선 영향이다. 지난해 뉴발란스 글로벌 매출은 92억달러(14조원)를 기록했는데 1조2000억원의 매출이 한국에서 발생했다. 뉴발란스 본사는 한국 사업을 직접 관리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다만 과거 직진출을 선언한 브랜드와의 전략 차이가 있다. 18년간 계약을 맺어온 이랜드월드와의 관계가 끝나지 않는다. 2025년 뉴발란스가 이랜드월드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해 2030년까지 진행하기 때문이다.

푸마 사례가 대표적이다. 독일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이랜드 체제에서 매출이 2000억원대로 늘어났다. 한국 시장에서 실적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2008년 이랜드와의 계약을 끝내고 푸마코리아를 설립했다. 이후 유통망 관리에 실패하며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 최근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매출은 1400억~15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타 브랜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뉴발란스 본사는 한국 사업을 크게 2개로 나눌 계획이다. 뉴발란스 성인과 뉴발란스 키즈 등이다. 성인 사업은 뉴발란스코리아에서 담당하게 되며 키즈 사업은 여전히 이랜드월드가 전권을 쥔다.

키즈 사업은 한국지사에서 당장 관리하기 어렵다. 신학기, 어린이날, 명절, 입학·졸업 등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를 수시로 조정해야 하며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의 디자인 선호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성인 시장만큼 어려운 탓에 현지화 실패 확률이 크고 성인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인 사업 역시 2030년까지 이랜드월드와 계약이 돼 있는 만큼 당장 독자 활동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과 오프라인 매장 운영 등에서는 이랜드월드와 협업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랜드월드 측이 출시를 주도해온 ‘코리아 익스클루시브(한국 독점 상품)’ 라인은 직진출 이후에도 이랜드에 맡길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발란스도 한국이 어려운 시장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과거 직진출 사례들을 찾아보며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는 거다. 영리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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