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그룹이 미디어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키운다고 발표했다. 보도전문채널 YTN을 중심으로 K컬처와 산업 콘텐츠, 데이터, 커머스, 이벤트, 공간사업을 결합한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약 10년간 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유진그룹 미디어 중간지주사인 유진이엔티는 9일 서울 여의도 유진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유진그룹 미디어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유진그룹은 올해 유진이엔티에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미디어 사업 확장과 운영의 중심축으로 키우기로 했다.
신규 투자 규모는 2조원 이상이다. 콘텐츠 분야에 1조2000억원, 사업 분야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투자 대상은 K라이프스타일 분야 전문 미디어 추가 확보, 인수 미디어의 인공지능(AI) 전환, 미디어·콘텐츠 펀드 조성 등이다. 이를 통해 YTN, 유진이엔티, 스튜디오 유지니아 등을 포함한 미디어 부문 매출을 5년 내 5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유진그룹은 미디어 사업을 단순한 콘텐츠 제작·유통업이 아니라 ‘신뢰기반 사업’이라고 재정의했다. 검증된 정보와 신뢰를 핵심 자산으로 삼아 데이터, 커머스, 이벤트, 리테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고 설명했다. 광고와 수신료 중심의 전통 미디어 수익모델이 한계에 부딪힌 만큼, 신뢰도 높은 콘텐츠와 데이터를 활용한 부가사업으로 수익 구조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강희석 유진이엔티 대표는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광고와 수신료에 의존한 기존 미디어 사업 모델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좋은 미디어 기업이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는 대체하기 어려운 희소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 자산을 기반으로 K산업 콘텐츠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미디어 기반 종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은 핵심 축을 YTN이라고 설명했다. 유진그룹은 2024년 YTN 지분 30.95%를 약 3200억원에 인수했다. 유진그룹은 보도전문채널인 YTN의 객관성, 공정성, 신뢰도를 유지하면서 한국 경제·산업 분야 데이터와 콘텐츠를 강화한 플랫폼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K라이프스타일’ 분야 전문 미디어 추가 인수도 검토한다. 유진그룹은 글로벌 소비자와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K컬처, K라이프스타일, K인더스트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미디어를 확보해 YTN과 함께 신뢰 기반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제작 인프라에서는 스튜디오 유지니아를 K콘텐츠 창작 허브로 육성한다. 넷플릭스 글로벌 화제작 ‘흑백요리사’ 등이 제작된 공간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유진ITS의 디지털 전환 역량과 TXR로보틱스의 AI·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데이터 활용과 운영 효율을 높인다.
공간사업도 수익화 전략에 포함됐다. 유진그룹은 YTN 서울타워를 리뉴얼해 K컬처 확산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키울 계획이다. 강 대표는 “남산타워는 오프라인 공간이 가진 미디어적 요소가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들이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YTN 서울타워 직영화가 향후 YTN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제휴도 확대한다. 유진그룹은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동남아 등 주요 지역 미디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미국 싱클레어 브로드캐스트그룹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6월에는 미국 전미방송협회, 연방통신위원회와 K콘텐츠 유통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유진그룹은 미국 펜스케 미디어 코퍼레이션(PMC)을 참고 사례로 들었다. PMC는 빌보드, 버라이어티, 롤링스톤 등 레거시 미디어 브랜드를 인수한 뒤 데이터, 라이브 이벤트, 라이선싱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유진그룹도 신뢰도 높은 미디어를 확보한 뒤 자본, 기술, 제작 인프라를 결합해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이번 미디어 비전은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넘어 K컬처와 K인더스트리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는 산업적 프로젝트”라며 “한국 문화와 산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 가능한 성과로 이어지도록 미디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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