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캐프리오도 사 모은다더니…부자들 취미에 과학계 '발칵'

입력 2026-07-14 16:43   수정 2026-07-14 17:01

디캐프리오도 사 모은다더니…부자들 취미에 과학계 '발칵'


부유층 사이에서 공룡 화석을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수집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화석 연구에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뉴욕 소더비 경매에는 '거스'로 이름 붙여진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이 출품된다. 높이 3.8m에 이르는 이 화석은 약 6700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화석은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골격 중 보존 상태가 가장 뛰어난 표본으로 평가받는다. 예상 낙찰가는 2000만~3000만 달러(약 298억~447억원)에 달한다.


공룡 화석 경매 최고가 기록은 2024년 소더비에서 나온 스테고사우루스 화석 '에이펙스'가 갖고 있다. 당시 낙찰가는 4460만 달러(약 664억원)였다.

2021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하딩 카운티의 한 목장에서 발견된 화석은 민간 발굴업체 테로포다 엑스퍼디션스가 토지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 3년에 걸친 발굴 작업 끝에 발굴했다. 화석의 이름은 해당 토지 소유주의 이름에서 따왔다.

공룡 화석이 경매 시장에 처음 나온 것은 1997년이다. 당시 시카고 필드 박물관은 개인 후원자와 맥도날드 등 기업의 지원을 받아 높이 4m짜리 화석을 800만 달러(약 119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한 부유한 유명 인사들 사이에서 공룡 화석 수집이 하나의 취미로 자리 잡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과학자들은 완전한 형태의 공룡 화석이 발견되는 것 자체는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도, 이런 화석들이 경매를 통해 개인에게 팔려나가는 사례가 늘어나는 데는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 버밍엄대의 척추동물고생물학자 리처드 버틀러 교수는 공룡 화석이 지위와 부의 상징이나 상품으로 거래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박물관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에 공룡 화석이 판매되고 있어 과학에 큰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든버러대의 스티븐 브루사티 교수는 "경매는 합법적이지만 과학자로서는 걱정이 된다"며 "공룡 화석이 수천만달러에 낙찰된다면 과학자나 박물관, 대학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 가격은 엄청나게 부자인 사람만 감당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브라질과 몽골 등 일부 국가는 자국 내에서 발견되는 모든 화석의 소유권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제도를 두고 있다.

일부 구매자가 자신이 소장한 화석을 박물관에 대여하거나 기증하기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연구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카시지대의 척추동물고생물학자 토머스 카 부교수는 "개인 소유의 화석은 언제든지 박물관에서 소유주의 집으로 회수될 수 있다"며 "연구를 위해 화석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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