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의 70%에게 월 35만원을 주는 기초연금의 지급 기준이 12년 만에 ‘전체 중위소득의 일정 비율 이하’로 바뀐다. 소득이 낮은 고령자에게 기초연금을 더 많이 주는 ‘하후상박’ 방식의 개편 방향은 예고됐지만 지급 기준을 중위소득으로 바꾸고, ‘70%’를 조정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노인의 소득 수준을 고려해 하위 70% 지급이라는 기초연금의 지급 기준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소득 하위 70%의 고령자’이던 지급 기준을 ‘소득이 중위소득의 일정 비율 이하인 고령자’로 바꾼 뒤 이 비율을 점차 낮추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받고 있는 기초연금은 깎지 않는다.
중위소득 적용하면 수급자 감소…23조 넘던 재정부담도 줄어들듯
기준 중위소득이란 전국의 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뜻한다. 2026년 기준 ‘고령자 하위 70%’의 소득은 중위소득의 96.3%까지 올라왔다. 이에 정부는 중위소득에 연동한 ‘캡’을 씌워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초과하는 고소득층은 자연스럽게 수급 대상에서 빠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기준 중위소득 100%를 기초연금 지급 기준으로 설정하면 2050년 재정지출은 41조원으로 예상보다 5조원가량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중위소득의 100%로 하는 방안과 70%로 하는 방안 등을 놓고 다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과 같이 수급 대상자에게 일괄적으로 같은 금액을 지급하지 않고, 저소득층 고령자에게 더 많은 연금액을 지급하는 ‘하후상박’ 구조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지급 기준을 바꿔도 이미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고령자의 연금액을 깎지는 않을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기초연금을) 받는 걸 깎는 건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위 70%라는 기준 자체를 손질하되, 기수급자에 대해서는 이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기초연금 개편 내용은 2027년 예산안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하반기 예산부수법안으로 제정한 뒤 내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기초연금 제도는 2014년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처음 도입했다. 하지만 수급 기준이 12년째 고정되면서 기초연금에 들어가는 국가 재정이 첫해 5조2000억원에서 올해 23조1000억원(추정치)으로 불어났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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