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넘게 불타는 쿠팡 물류센터…붕괴 우려에 소방 긴급 철수

입력 2026-07-19 09:01   수정 2026-07-19 09:31

24시간 넘게 불타는 쿠팡 물류센터…붕괴 우려에 소방 긴급 철수


인천의 초대형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불이 하루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불길은 생활용품이 대량으로 쌓인 6층에서 시작해 건물 외벽을 타고 7층까지 번졌다. 고열이 장시간 이어지면서 건물 붕괴 우려까지 제기돼 소방당국은 내부에 투입했던 대원들에게 긴급 탈출 지시를 내렸다.
축구장 42개 규모 '초대형 창고' 불타
1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54분께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 6층에서 불이 났다. 화재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직원 등 121명은 모두 스스로 대피했다. 직원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공무원 1명이 다쳤다.

불은 19일 오전까지도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6층과 7층에 집중돼 있고 다른 층으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완전 진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오전 6시50분께에는 건물 일부의 붕괴 가능성이 감지되면서 현장 소방대원 전원에게 비상 탈출 명령이 내려졌다.

불이 난 쿠팡 32물류센터는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 규모다. 축구장 42개가량을 합친 면적으로, 2021년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보다 두 배 이상 넓다.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약 2시간20분 뒤인 18일 오전 9시15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낮 12시25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오후 3시15분에는 서울·경기·충북·충남·강원 지역의 소방력을 동원하는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했다.

이번 화재에는 소방관 등 480여 명과 장비 169대가 투입됐다. 고가사다리차와 물탱크차뿐 아니라 무인소방로봇, 무인파괴방수차 등 특수장비도 현장에 배치됐다. 굴착기와 지게차를 동원해 내부 진입을 막는 적재물과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도 병행했다.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도 불을 잡지 못한 것은 물류센터의 구조와 적재물 때문이다. 불이 처음 난 6층은 높은 선반을 3단으로 설치한 대형 창고로 생활용품을 비롯한 다량의 상품이 빽빽하게 쌓여 있었다.

종이상자와 비닐 포장재, 플라스틱 생활용품은 불이 붙으면 빠르게 타면서 많은 열과 연기를 발생시킨다. 선반 사이에 쌓인 상품은 소방수가 불이 난 지점까지 도달하는 것도 방해한다. 적재물 안쪽으로 불씨가 숨어들면 겉불을 꺼도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센터 내부 면적이 워낙 넓은 데다 짙은 연기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점도 진화를 늦췄다. 고열 때문에 소방대원의 내부 진입 시간이 제한됐고, 불은 창문과 외벽을 통해 7층으로 번졌다. 소방당국은 건물 각 면에 저지선을 설치해 불이 다른 층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했다.

"화재 원인 아직 미확인"
불이 왜 시작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초 발화 장소가 6층으로 좁혀졌지만 전기설비나 물류 자동화 장비, 배터리, 적재 상품 가운데 무엇에서 불이 시작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불을 완전히 끈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자동화 설비 운행 기록, 전기 배선,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산 피해 규모도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불이 난 6·7층의 건물 손상 정도와 소실된 상품 수량, 자동화 설비 피해를 확인해야 정확한 금액을 산출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고열에 노출된 기둥과 바닥 등 구조물의 안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피해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건물 전체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철거해야 할 경우 피해액은 건물과 재고뿐 아니라 영업 중단 손실까지 포함해 불어날 수 있다. 반대로 불이 6·7층 일부 구역에 한정되고 주요 구조물이 유지되면 피해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 등 일부지역 배송 차질 불가피
쿠팡은 해당 센터 운영을 중단하고 주문 물량을 수도권의 다른 물류센터로 분산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전국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전체 로켓배송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은 작지만, 인천과 서울 서부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품 품절이나 배송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고는 2021년 6월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5년 만에 발생한 쿠팡의 또 다른 대형 물류센터 화재다. 당시에는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12만7000㎡ 규모 건물이 사실상 전소됐다. 직원 248명이 대피했다.

덕평센터 화재 조사에서는 최초 화재 발생 뒤 스프링클러 작동이 약 8분간 지연되고, 화재경보가 여러 차례 해제된 사실이 드러났다. 건물과 상품 피해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평가됐다.

이번 인천 화재는 직원들이 조기에 대피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았다는 점에서 덕평 화재와 다르다. 그러나 초대형 물류센터에 가연성 상품을 고밀도로 쌓아두는 구조적 위험과 화재가 나면 내부 진입이 어려운 문제는 다시 드러났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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