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적함대' 스페인이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도전을 침묵시키며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승리자가 됐다.
루이스 데라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FIFA 랭킹 2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르헨티나(1위)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번 우승으로 스페인은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에 세계 정상을 탈환하며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과거와 미래를 상징하는 두 천재의 정면충돌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르헨티나의 최전방에는 월드컵 결승 무대 역대 최고령 필드 플레이어 기록(39세 25일)을 새로 쓴 메시가 나섰고, 스페인의 측면에는 19세 초신성 라민 야말이 선발 출격해 역사적인 맞대결을 펼쳤다.

두 선수는 2007년 유니세프 자선 행사 달력 촬영 당시 메시가 아기였던 야말을 목욕시키는 사진이 공개되며 특별한 인연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으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는 스페인이 주도권을 쥔 채 맹공을 퍼붓는 흐름으로 전개됐다. 전반 5분 야말의 기습적인 슈팅을 시작으로 스페인이 끊임없이 골문을 두드렸으나, 아르헨티나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 쇼로 위기를 넘겼다.
반면 스페인의 견고한 질식 수비에 가로막힌 아르헨티나는 90분 정규 시간 동안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는 월드컵 결승전 역사상 최초의 진기록이다.
설상가상으로 아르헨티나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페드로 포로 등 주축 수비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후반 추가 시간 엔소 페르난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수 우위를 점한 스페인은 연장전 들어 공세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연장 전반 6분 니코 윌리엄스의 골이 반칙으로 취소되는 아쉬움을 겪기도 했으나, 연장 후반 1분 끝내 0의 균형을 깨뜨렸다. 포로가 오른쪽에서 길게 올린 크로스를 윌리엄스가 헤더로 연결했고, 이를 쇄도하던 페란 토레스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주로 교체 자원으로 활용되던 토레스의 천금 같은 대회 마수걸이 포였다. 스페인은 연장 후반 추가 시간 메시의 송곳 같은 코너킥에 이은 줄리아노 시메오네의 마지막 발리슛이 골대를 벗어나면서 극적인 1골 차 승리를 완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스페인은 대기록을 쏟아냈다. 역대 두 차례 결승에 진출해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백발백중의 집중력을 보였고, 유로 2024에 이어 월드컵까지 연달아 석권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선포했다. 아울러 2023년 여자 월드컵에 이어 남자 월드컵까지 동시에 보유한 사상 최초의 국가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지휘봉을 잡은 데라푸엔테 감독 역시 월드컵 사상 최고령 우승 사령탑 타이틀을 확보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8경기 동안 단 1실점만을 허용하는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입증했다. 야말은 이번 결승 출전으로 20세 미만 월드컵 최다 출전 타이기록(7경기)을 세우며 킬리안 음바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대회 2연패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며 통산 네 번째 준우승으로 독일과 함께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공유하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8골 4도움을 몰아치며 전 세계 팬들을 매료시켰던 메시는 끝내 두 번째 우승컵을 안지 못한 채 아쉽게 눈물을 삼켰다.
대회 득점왕(골든부츠)은 10골 4도움을 올린 프랑스의 음바페에게 돌아갔다. 비록 메시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정상에 서지 못했으나 발롱도르 8회 수상을 비롯해 월드컵 우승 1회, 월드컵 골든볼 2회, 라리가 10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등 축구 역사상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경지를 남긴 채 위대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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