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유튜브를 주요 정책 소통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권대영 부위원장이 잇달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주요 현안을 직접 설명하면서입니다. 국민 생활에 민감한 정책을 다루는 부처인 만큼 복잡한 제도를 쉽게 전달하고 온라인 여론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고위 당국자들의 유튜브 출연이 잦아지면서 정책 설명보다 홍보가 앞선다는 인상을 주거나 국민의 피로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20일 금융위에 따르면 권 부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팩트방앗간’에 출연했습니다. 지난 7일 시작된 팩트방앗간은 청와대와 정부가 주요 정책의 취지와 사실관계를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입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가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권 부위원장은 ‘채무탕감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장기 연체채무 정리와 채무조정 활성화 방안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채무조정 정책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도덕적 해이와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논란 등에 직접 답하는 방식입니다.
이 위원장도 최근 유튜브 출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했습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금융위 업무계획의 후속 조치와 주요 금융 현안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방송 내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시장 현안에 집중됐습니다. 이 위원장은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보완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같은 날 레버리지 ETF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의 보완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월에도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의 추가 모집 계획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당시 이 위원장은 “2차분을 준비해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고, 금융위는 오는 9월께 2차 모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차 모집에서는 6000억원 규모의 물량이 5영업일 만에 소진됐습니다.

금융위의 유튜브 활용 확대는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과거 보도자료와 브리핑을 통해 정책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위 당국자가 직접 대중 앞에 나서 정책의 배경과 쟁점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영상 매체는 전파 속도가 빠르고 반복적으로 노출돼 정책을 알리는 효과가 크다”며 “유튜브뿐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숏폼 콘텐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정책은 금융회사와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영역인 동시에 대출과 투자, 채무조정 등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전문용어와 복잡한 제도가 많아 정책의 취지와 영향을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위원장도 김 씨와의 방송에서 이 같은 생각을 나타냈습니다. 김 씨가 “금융위는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가 강했다”고 하자 이 위원장은 “B2B 기관에서 B2C 기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유튜브는 정책을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댓글을 통해 여론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집값 안정과 가계대출 관리처럼 여론에 민감한 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 관계자들은 주요 방송과 관련 영상의 댓글 반응도 수시로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영상 출연이 과도해질 경우 정책 소통의 효과가 오히려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특정 성향의 채널에 출연이 집중되는 것도 부담입니다. 정책을 지지하는 시청자가 많은 방송에서는 우호적인 반응을 얻기 쉽지만, 반대 의견이나 비판적 질문을 충분히 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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