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프런티어 AI 모델 학습엔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수만 개가 동시에 투입된다. 연산 자원이 많을수록 모델 구조와 데이터 배합, 학습 전략을 결정하는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비용도 좌우된다. 개당 6000만원가량 하는 GPU 개수나 연구자 수보다 핵심 개발자가 AI 성능을 좌우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기자와 만나 “이런 핵심 인력이면 100억원을 준다고 해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현재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실제로 업스테이지는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현존 최고 수준의 초거대 AI) 개발 경험을 갖춘 연구자를 영입하기 위해 복수의 후보자와 접촉 중이다. 접촉 대상으론 오픈AI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 설계와 학습을 주도한 핵심 연구자 등이 포함돼 있다. 업스테이지는 후보자에게 이직료와 연봉 등으로 1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AI업계에서 개발자 한 명에게 100억원을 제시한 사례는 없다.
글로벌 빅테크는 이미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핵심 AI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143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스케일AI 지분 49%를 확보했는데, 이유는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메타의 최고 AI책임자로 데려오기 위해서다. 특정 인물이 축적한 개발 경험을 조직에 접목하기 위해 기업을 통째로 사들인 것이다. 메타는 핵심 AI 인재에게 최대 1억달러(약 1500억원)를 연봉과 주식 패키지 등으로 지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인플렉션AI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AI 부문장으로 영입하면서 인플렉션AI 기술과 모델 라이선스 비용으로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오픈AI는 지난달 구글 제미나이 모델 공동 책임자인 노암 셰이저를, 앤트로픽은 알파폴드 공동 개발자이자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존 점퍼를 구글 딥마인드에서 영입했다.
한국 AI산업이 GPU 확보에서 이를 모델 성능으로 전환할 핵심 인재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이 수조원을 투입해 GPU와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겠다고 밝힌 동시에 AI 회사들은 글로벌 최상위 모델의 설계와 대규모 학습을 완주한 연구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핵심 인재가 한국에 정착하는 것은 숙제로 남는다. AI업계 관계자는 “최상위 인재 한 명이 조직에 들어오면 그 노하우 등을 국내 개발자들이 습득할 수 있고, 이 기술이 확산하게 된다”며 “외부 인재가 국내에 남아 연구팀을 꾸리고 후속 인재를 길러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정훈/허진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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