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공주에서 국토대장정을 하던 참가자들을 20㎞ 넘게 따라온 유기견이 개인 구조자의 도움으로 안락사의 위기를 넘겼다.
지난 18일 유기견 입양 홍보 계정 '럭키러버'에 유기견 '공주'의 사연이 소개됐다. 제보자 A씨는 국토대장정을 하던 중 공주를 만났다. A씨는 "처음에는 잠깐 따라오다 말겠지 했는데 5㎞가 지나고 걱정이 됐다"고 했다. 공주는 10㎞가 지나도 일행을 떠나지 않았다.
공주는 더우면 논에 들어가 몸을 적셨다. 갈림길에서는 A씨 일행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A씨는 "시야에서 사라져 갈 길을 갔나 싶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네 발로 저희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며 "저희가 중간중간 쉬어갈 때도 곁을 맴돌며 한 걸음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저희는 강아지를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에 잠시 보이지 않을 때마다 발걸음을 재촉했다"며 "하지만 어느새 뒤를 돌아보면 아이는 다시 저희를 따라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물이나 먹이도 쉽게 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더 따라와 고생할 것 같아서다. 하지만 공주는 끝까지 A씨 일행을 좇아갔다. A씨 일행이 카페에 잠시 들러 쉬는 동안에는 바깥에 누워 쉬기도 했다.
A씨는 "저희는 해남까지 가야 하는 길이었고 그날은 일요일이라 보호센터도 동물병원도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가는 길에 마을 분들이 강아지를 알아봤고, 수소문 끝에 처음 발견한 곳에 연락을 취했으나 '한 달 전 누군가 버리고 간 아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가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저희를 따라왔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수소문 끝에 119안전센터에서 임시 보호 후 공주시 유기견센터로 인계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공주와 함께 다시 길을 걸었다.
그는 "처음에는 신나게 뛰어다니던 아이는 점점 지쳐갔다. 물을 먹여가며 함께 걸었지만 숨은 점점 가빠졌고 걸음은 눈에 띄게 느려졌다"며 "그래도 아이는 끝내 저희를 놓치지 않으려고 있는 힘껏 작은 네 발을 옮겼다"고 말했다.

A씨는 공주에서 만난 아이라는 뜻으로 임시로 '공주'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했다. A씨는 "공주는 저희를 따라 정안에서 공주 시내까지 무려 20㎞ 걸었다. 그 고된 길이 공주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는 길이었길 간곡히 바란다"고 부연했다.
공주는 공주보호시로 인계됐다. 공고 기간은 지난 13일까지였지만, 공고 기간이 지날 때까지 공주는 입양 가족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 '럭키러버' 계정을 통해 사연이 알려진 후, 현재 개인 구조자 B씨가 임시 보호 중이다.
B씨는 공주에게 '공주 햇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공주 햇밤이는 많은 관심과 문의를 받고 있지만, 저희는 무엇보다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찾고 있다"며 "화제가 된 아이가 아니라, 한 생명을 끝까지 사랑해 주실 분. 공주 햇밤이가 다시는 혼자 길 위를 헤매지 않도록, 평생 함께 걸어주실 가족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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