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경기 성남 분당 자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수인을 상대로 대규모 근저당권을 설정한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매도인 직접 대출)' 방식을 활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속에서 대통령이 사금융 형태의 우회로를 이용했다는 야권의 비판과, 통상적인 시장 거래를 억지 주장으로 폄훼하고 있다는 여당의 반박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 '더불어근저당' vs '비난의힘'…명칭까지 등장
이번 논란의 도화선은 이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하면서 매수인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약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거래 내역이다. 이를 두고 야권은 일제히 날을 세웠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상에 이런 방식으로 대출 규제를 피하는 꼼수도 있구나 감탄했다"며 "집권 여당의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더불어근저당'으로 바꿔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은 틀어막고, 대통령은 사금융으로 규제를 우회해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내로남불 행태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대통령이 스스로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가세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하며 야권을 향해 역공을 펼쳤다. 민주당은 개인 간 근저당권 설정으로 잔금 지급을 조정하는 거래는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시장에서 활용하는 통상적인 방법일 뿐이라고 엄호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SNS 등을 통해 "집을 안 팔았을 때는 안 팔았다고 비난하더니, 막상 파니 또 팔았다고 트집을 잡는다"며 "그냥 야당 당명을 '비난의힘'으로 바꾸길 추천한다"고 맞받아쳤다. 여당 의원들은 이번 매각이 시세차익만을 노린 투기가 아니라 조합원 분양권 등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 정상적 매각이라고 방어선을 쳤다.
◇ 고강도 규제 속 '셀러 파이낸싱' 실효성 논란 확산

정치권의 공방과 별개로, 이번 사건은 부동산 시장 전반에 셀러 파이낸싱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셀러 파이낸싱은 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졌을 때 매도인이 매수자에게 직접 잔금 일부를 빌려주는 형태의 거래 기법이다. 매도인은 이자 수익을 얻고 매수인은 급한 자금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엄격한 대출 규제 기조 속에서 자칫 편법 증여나 자금출처 탈루, 시장 왜곡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통령의 거래 방식이 보도된 이후 서울 일부 지역 고가 아파트 매물 중에서도 집주인이 직접 수억원을 대출해주겠다는 조건이 등장하는 등 파장이 번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자곡동에 있는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면적 59㎡ 매물에는 '집주인 대출 6억'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매매가는 20억원으로, 매수인은 사실상 12억원의 잔금을 치르고 6억원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새로운 방식도 아니지만 흔히 쓰이던 방식도 아니다. 자금이 넉넉한 매도자라 할지라도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사실상 무이자나 시세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면, 국세청이 이를 '증여'로 판단해 과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자를 제대로 받지 않거나 상환 조건이 불명확하면 편법 증여 세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현 정부에서 최고 통치권자의 부동산 거래 방식이 역설적으로 '우회 대출 옹호' 논란으로 번진 가운데, 여야는 민생 경제와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두고 공방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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