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 vs "몰라"…미군 무인기 격추 직전 그날, 한미간 무슨 일

입력 2026-08-02 11:14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 북부 방공부대에는 적 무인기 대응 태세인 '두루미'가 발령됐다. 남방한계선 인근에서 정체불명의 비행체를 경계병이 포착하자 헬기와 대공포까지 동원해 격추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강원도 철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주민에게는 "실제 상황"이라며 긴급 대피를 안내하는 문자까지 발송됐다.

그러나 약 1시간 뒤, 문제의 비행체는 경기 파주에서 우리 해병대와 진행 중이던 한미 연합훈련(KMEP)에 참가한 미 해병대의 정찰용 무인기로 확인됐다. 포탄 명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띄운 무인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한미 연합훈련 중이던 아군 전력을 우리 군이 격추할 뻔한 초유의 사태였다.

◇ 주한미군 "1군단에 통보"…한국군 "협의 없었다"

사태의 핵심은 미군의 무인기 비행계획이 우리 군에 제대로 전달됐는지 여부다. 접경지역에서 무인기를 운용하려면 미측이 관할 부대에 협조를 요청하고, 해당 부대가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나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 등 승인권자에게 이를 전달해 승인받아야 한다. 고도 700피트 이하로 비행할 경우 육군이 관할하는 공역이어서 지작사 승인이 필요하며, 이는 지역 군단을 거쳐 이뤄진다.

주한미군 측은 사격장을 관할하는 육군 1군단에 훈련 계획을 통보하고 무인기 관련 공문도 보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군단은 물론 상급부대인 지작사·공작사 모두 해당 비행계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비행 계획을 통보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즉 미군의 '통보했다'는 주장과 우리 군의 '승인한 적 없다'는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 합참, 진상조사 착수

합동참모본부는 전비태세검열실 관계자를 육군 1군단에 보내 현장 점검에 나섰다. 미군의 통보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게 맞는지, 1군단에 비행계획이 사전 통보된 게 사실이라면 왜 지작사·공작사까지 보고되지 않았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주한미군 측도 "현재 협조 절차와 비행 당시 상황 및 경위를 확인 중"이라며 "자체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한국군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 간 사전 통보를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에는 주한미군 전투기가 서해로 출격해 중국 전투기와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당시에도 사전 통보 여부를 둘러싸고 한미 간 견해차가 커지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직접 항의할 정도로 갈등이 고조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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