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40년 모은 22억원을 잃고 파산했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던 온라인 게시글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손실을 본 다른 투자자의 계좌 인증 화면에서 금액만 10배로 부풀린 게시물이었던 것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글은 지난달 30일 중고거래 커뮤니티 당근에 올라왔다. 작성자는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했다가 22억원대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고, 이 내용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나 당근 게시글에 첨부된 계좌 화면은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토스증권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종목 커뮤니티에 올라온 실제 손실 인증 화면을 조작한 것이었다.
원본 사진의 최종 손실액은 2억2043만6099원이었다. 손실률은 -78.7%였다. 반면 당근 게시글 속 화면에는 손실액이 22억436만990원으로 표시됐다. 판매 수익, 총 판매 금액, 총 구매 금액 등 다른 항목도 모두 원본 금액에 0이 하나씩 붙어 정확히 10배로 커졌다.
손실률은 원본과 같은 -78.7%였다. 화면 구성과 항목 명칭, 배열, 음수 표기 방식도 토스증권 앱 원본과 동일했다. 실제 계좌 화면의 모든 금액에 같은 배수를 곱한 뒤 자릿수만 키운 셈이다.
게시글 내용과 실제 시세 흐름은 맞지 않았다. 가짜 게시글은 "출시하자마자 매수했다"고 주장했지만, 상장가에 매수해 게시일까지 보유했다면 손실률은 60% 후반대 수준에 그친다. 화면에 표시된 -78.7% 손실률이 나오려면 매도 가격이 5000원 안팎이어야 하는데, 해당 ETF는 게시일까지 그 수준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78.7% 손실률은 6월 하순 고점권에서 매수한 원본 작성자의 실제 손실률이었다. 조작 과정에서 금액만 10배로 키우고 손실률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작성자가 주장한 매수 시점과 계좌 화면의 손실률이 맞지 않게 된 것이다.
원본 글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33분께 토스증권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사진 촬영 시각은 오전 11시41분으로, 게시 직후 제3자 캡처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가짜 게시글은 다음 날인 30일 오전 당근에 게시됐다.
원본 작성자도 도용 사실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조작 게시글이 확산된 지난달 30일 저녁 7시께 토스증권 커뮤니티에 "손실률과 손실금 숫자가 너무 익숙해서 보니 내가 어제 올린 사진에 0을 추가했더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문제는 이런 조작을 일반 이용자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토스증권 종목 커뮤니티는 닉네임 검색이나 날짜별 이동 기능이 없어 과거 게시물을 찾기 쉽지 않다.
특히 이번 게시글에는 "이 정부 믿고 투자했다"는 정치적 표현이 담겨 실제 피해 사례가 아니라 여론 형성을 노린 조작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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