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울고 몸테크 웃고'…집주인들 계산기 바빠졌다 [시장톡]

입력 2026-08-04 06:30   수정 2026-08-04 08:47

'갭투자 울고 몸테크 웃고'…집주인들 계산기 바빠졌다 [시장톡]


정부가 부동산 세제를 한 번에 바꾸지 않고 2027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손질하기로 하면서 주택 보유자의 '매도 시점'이 주요 변수가 됐다. 같은 집이라도 언제 파느냐에 따라 장기보유 공제율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주택 세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시차를 둔 개편이다. 양도소득세(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와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비롯한 주요 제도가 2027년과 2028년을 거쳐 단계적으로 바뀐다.

가장 먼저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부동산 시장 참여자는 조정대상지역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현행 세법상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하는 다주택자는 기본세율에 중과세율을 더하는 구조다. 1가구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더하고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를 추가한다.

정부는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인 주택을 2027년에 양도하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5%포인트를 더한다. 2028년에는 10%포인트다. 3주택 이상은 2027년 10%포인트에서 2028년 15%포인트로 높아진다.

정부가 제시한 방안대로라면 2주택자는 2027년 +5%포인트→2028년 +10%포인트→이후 현행 중과 수준인 +20%포인트를 적용받는다. 3주택 이상은 +10%포인트→+15%포인트→+30%포인트 순이다. 다주택자 보유세 정상화에 따라 매도 기회를 주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양도차익이 같다는 전제에서도 매도 연도에 따라 적용받는 세율이 달라질 수 있다.

1주택자도 비슷하다. 정부는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거주 중심으로 바꾼다. 2027년 말까지는 거주기간과 보유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40%를 적용한다. 2028년에는 거주공제가 연 6%·최대 60%로 확대되고 보유공제는 연 2%·최대 20%로 줄어든다. 2029년부터는 보유공제가 없어지고 거주공제만 연 8%씩 최대 80% 적용된다.

같은 10년 보유 주택이라도 거주기간이 짧다면 양도 시기에 따라 공제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오랫동안 거주한 1주택자는 거주공제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도 2027년부터 달라진다. 정부는 주택 수에 따라 달리 적용하던 세율 체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주택가액을 기준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현행 12억원 초과~25억원 이하 구간은 1·2주택자가 1.3%, 3주택 이상이 2%다. 25억원 초과~50억원 이하는 각각 1.5%, 3%다. 50억원 초과~94억원 이하는 2%와 4%다. 94억원 초과는 각각 2.7%, 5%다.

2027년에는 1·2주택자 세율을 일부 올린 뒤 2028년부터 주택 수 구분을 없앤다. 2028년 이후에는 12억~25억원 2%, 25억~50억원 3%, 50억~94억원 4%, 94억원 초과 5%가 적용되는 구조다.

세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집주인은 고가주택 보유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거주 유인은 분명 커진다"면서도 "모든 비거주 1주택자가 움직이기보다는 세 부담과 세제 혜택 차이가 큰 고가주택 보유자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높은 지역의 장기보유자와 은퇴 후 다른 지역에 거주하거나 임대를 주고 있는 1주택자는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와 장기보유공제 개편, 향후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변화까지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7년에 파는 것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취득가액과 양도가액, 필요경비, 거주기간, 주택 수, 조정대상지역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정부안 역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다"며 "세금을 올려도 문제없는 개인은 돈을 더 내고 살겠지만, 시세차익을 노리거나 개인의 경제여력을 넘어선 금액대의 주택을 매입한 개인은 실거주여도 과도한 세금을 매년 내기 어렵거나, 비거주 1주택으로 여력이 없다면 내년이 매도 적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만약 내년부터 매물이 늘어난다면 주택 금액대별로 시장이 나뉠 수 있다고 본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최근 언급된 "초고가주택에 해당하지 않는, 그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구간은 대기 수요가 매물을 소화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해당 구간의 가격이 오르고 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반대로 고가 주택 구간에서는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되면서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고소득자와 자산가들만 모여살게 되는, 부동산의 지위재화가 심화될 것이다. 끼리끼리 모여살게 되는 현상은 고가지역이 아닌 모든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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