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4일 외교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공식 외교활동에 들어갔다. 1년6개월간 이어진 주한 미국대사 공백이 해소되면서 대미 투자와 원자력 협력 등 산적한 한·미 현안을 조율할 상시 소통 채널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스틸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를 찾아 외교부 의전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한 뒤 조현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조 장관과 스틸 대사는 한·미 관계 전반의 발전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예방은 구체적인 현안을 협의하는 양자회담보다는 부임 인사를 겸한 상견례 성격으로 이뤄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개별 현안을 하나씩 깊이 있게 협의하기보다 한·미 관계를 폭넓게 발전시킬 방안을 논의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신임장 사본 제출은 신임 대사가 주재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밟는 첫 공식 절차다. 스틸 대사는 추후 일정이 정해지면 이재명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명의의 신임장 원본을 제정한다. 사본을 제출하면 대부분의 외교활동을 수행할 수 있지만 대통령에게 원본을 제정하기 전까지 일부 공식 활동에는 제한이 있다.
스틸 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주한 미국대사다. 지난달 30일 부임하면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뒤 이어진 약 1년6개월간의 대사 공백도 해소됐다. 한·미 간에는 3500억달러 규모의 한국 대미 투자 이행과 관세, 핵추진잠수함 도입, 원자력 협력, 쿠팡 등 미국 기업 관련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놓여 있다. 스틸 대사는 부임 전 한·미 동맹 강화를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외교부는 스틸 대사가 한국계이자 미국 공화당 정치인 출신인 만큼 한·미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동맹과 양국 관계에 대한 이해와 식견을 바탕으로 한·미 관계 강화와 양국 국민 간 우의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틸 대사는 이날 남편인 숀 스틸 변호사와 함께 외교부 청사를 찾았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숀 스틸은 미국 정계에 폭넓은 인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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