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13억원으로 비즈니스석…황제연수 즐긴 시민구단 대표들

입력 2026-08-05 14:53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운영하는 'K리그 아카데미 CEO 과정' 해외연수에 최근 4년간 13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는 일부 시민구단 대표들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연수 일정에는 월드컵과 클럽월드컵뿐 아니라 미국프로야구(MLB) 경기 관람, 박물관 방문, 개인시간 등이 포함됐다.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맹은 2022년 카타르, 2023년 스페인 마드리드, 2024년 일본 요코하마와 스페인, 2025년 미국 등 총 5차례 해외 CEO 과정을 진행했다.

이들 과정에 들어간 비용은 총 13억1542만7578원이다. 연맹이 8억7992만7293원을 부담했고, 참가 구단에서는 4억3550만285원을 냈다.

이 과정에서 시민구단은 구단 운영비 상당 부분을 지자체 출연금과 보조금에 의존하지만, 장거리 연수 때마다 다수 관계자가 비즈니스석을 선택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2023년 마드리드 과정에서는 강원FC와 경남FC, 광주FC, 김천 상무, 부천FC, 성남FC, FC안양, 인천 유나이티드 등 시민구단 8곳의 참가자 모두가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구단과 연맹이 1인당 약 739만원씩 부담해 참가자 한 명에게 약 1479만원이 들어갔다.

이듬해 스페인 과정에서도 시민구단 8곳 가운데 강원과 경남, 광주, 김천, 인천 등 5곳이 비즈니스석을 탔다. 김포와 안양은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을 섞어 이용했고, 부천만 이코노미석을 선택했다.

교육 프로그램의 적절성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과정에는 '신체활동으로 지키는 100세 시대 건강법'이 포함됐다. 일정표에는 월드컵 경기 관람과 함께 별도의 개인시간도 배정됐다. 이 시간에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는 연맹이 제출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2024년 스페인 일정에는 프로축구 경기 4차례 관람과 바르셀로나 박물관 방문이 포함됐는데, 이 과정의 결과보고서에는 시각장애인 팬을 '장님 서포터'라고 지칭한 표현도 담겼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해외 선진사례를 배우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라며 "개인시간과 박물관 방문, MLB 경기 관람까지 포함된 일정에 시민 혈세를 투입하려면 무엇을 조사했고 구단 운영을 어떻게 개선했는지 명확한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즈니스석과 유명 경기 관람은 남았지만 시민구단의 경영혁신 성과가 남지 않았다면 교육이 아니라 외유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생경제연구소와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은 전날 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 중 세금을 들여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온 프로축구 K리그 시·도민구단 대표자들을 정조준했다.

시민단체는 이들이 외유성 일정이 포함된 해외 출장에서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고 지적하며 업무상 배임 및 횡령,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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