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여 년 전 고려로 망명해 경북 봉화에 정착한 베트남 왕자의 이야기가 지역 특화사업으로 되살아난다. 역사적 인연을 관광과 국제교류 자원으로 활용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6일 제60차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를 열고 경북 봉화군을 '봉화 K-베트남 밸리특구'로 신규 지정했다.
지역특화발전특구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역특구법상 130개 규제특례를 선택적으로 적용받는 제도다. 2004년 도입돼 이달 기준 전국 135개 시군구에서 171개 특구가 운영되고 있다.
이번 특구는 고려시대 봉화에 정착한 베트남 리왕조 왕자 이용상과 그의 후손인 화산이씨 집성촌 등 한·베트남 800년 교류의 역사를 지역 발전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용상은 13세기 왕조 교체기에 고려로 건너온 것으로 전해진다. 혼란을 피해 고려에 정착한 그는 몽골군의 침입에 맞서 싸우며 공을 세웠고, 공을 인정받아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됐다. 봉화군엔 이용상을 기리는 충효당도 있다.
봉화군은 역사와 문화, 휴양을 결합한 국제교류형 관광거점을 조성해 관광객과 생활인구를 늘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봉화군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사업비 3476억원을 투입해 K-베트남 밸리 조성, 창평저수지 관광개발, 임대형 스마트팜, 백두대간 힐링 펫빌리지 등 8개 특화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출입국관리법, 국토계획법, 주택법 등과 관련한 10개 규제특례가 적용된다. 외국인 종사자의 체류와 토지 이용, 주택 공급 등 각종 제도적 제약을 완화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특구위원회는 경남 고성 조선·해양산업특구의 지정기간을 2028년까지 3년 연장하고 총사업비를 기존 9453억원에서 1조3706억원으로 확대하는 계획도 의결했다. 또 특화사업이 완료됐거나 운영 여건이 바뀐 부산진구 서면 신발산업 성장거점 특구, 인천 서구 외국어교육특구,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생약초·한우 특구, 구미 글로벌교육특구 등 4개 특구는 지정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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