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유저인데 폴드 예쁘다”, “갤럭시에 관심 없었는데 이번엔 잘 나왔다.”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8·플립8’을 두고 젊은층 사이에서 이전과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때 ‘아재폰’ 이미지가 강했던 갤럭시가 폴더블폰의 디자인과 색상, 새로운 폼팩터를 앞세워 1030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9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폴드 진짜 귀엽다. 회사 동료가 폰을 바꿔서 맨날 구경한다”, “아이폰 유저인데 폴드가 예쁘다”, “갤럭시에 관심이 없었는데 색깔이랑 기능이 잘 나왔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Z폴드8’ 관련 긍정어로는 ‘혁신적’, ‘기대’, ‘매력적’, ‘새롭다’ 등이 꼽혔고 ‘Z플립8’에서는 ‘기대’, ‘인기’, ‘만족도’ 등이 주요 긍정어로 나타났다.

젊은층에 영향력이 큰 아이돌들도 잇따라 신형 갤럭시를 들고 등장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은 공식 공개에 앞서 갤럭시 Z 폴드8으로 추정되는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돼 관심을 모았다.
걸그룹 리센느도 지난달 31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삼성전자로부터 선물받은 갤럭시 Z 플립8과 폴드8 사진을 공개했다. 제품에는 멤버 각자의 이름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리더 원이는 화이트 색상의 폴드8을 펼쳐 셀카를 찍는 모습을 공개했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폴드8을 라면 받침으로 사용하는 장면까지 포착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라이즈 성찬도 갤럭시 Z폴드8을 들고 연습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찍은 거울셀카를 올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기 아이돌과 연예인을 앞세워 갤럭시의 젊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공을 들여왔다. 과거에는 아이돌이 갤럭시 모델로 활동할 때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노출하다 계약이 끝나면 다시 아이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광고할 때만 갤럭시를 쓴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단순히 연예인이 제품을 들고 등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젊은층의 구매 비중도 크게 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의 사전판매를 진행한 결과 144만대가 팔렸다.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사전판매 기록이다.
특히 삼성닷컴 사전구매 고객 가운데 10~30대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전체 사전구매 고객 10명 중 약 7명은 폴드8을 선택했다. 폴드8 울트라와 폴드8을 구매한 1030 여성 고객은 전작 폴드7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젊은층의 브랜드 인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을 운영하는 비누랩스 인사이트가 전국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Z세대 트렌드 리포트: IT편’에 따르면 삼성은 ‘혁신적인’ 이미지 항목에서 62%를 기록해 애플(51%)을 앞섰다.
폴더블폰은 이런 이미지 변화를 보여주기 좋은 제품이다. 카메라 성능이나 반도체 사양처럼 직접 써봐야 체감할 수 있는 요소와 달리 접고 펼치는 형태와 색상, 디자인만으로도 기존 스마트폰과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해외 시장에서도 긍정적이다. 갤럭시 Z8 시리즈의 글로벌 사전예약은 전작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유럽에서는 종전 폴더블 최고 사전예약 기록을 17% 이상 넘어섰고, 폴드8과 폴드8 울트라의 합산 예약량은 전작 폴드7보다 70% 늘었다.
‘아이폰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도 폴드8 일부 모델이 삼성전자 공식 온라인스토어에서 한때 품절됐다. 일본 이동통신 4사의 단말 담당자들이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 모두 참석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구글이 차세대 폴더블폰 공개를 앞두고 있는 데다 애플도 올해 첫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화웨이와 모토로라, 아너 등 기존 경쟁사들도 폴더블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결국 삼성전자의 과제는 초반의 반응을 꾸준한 판매로 이어가는 것"이라며 "아이돌 손에 들린 광고용 갤럭시를 넘어 실제 젊은 소비자들의 선택까지 바꿀 수 있을지가 갤럭시의 이미지 변화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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