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는 최근 자동차보험 적자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경상 환자의 8주 이상 진료를 제한하고, 추가 진료는 심사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른바 ‘8주 룰’로 불린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8주 룰이 필수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올해 3월 발표한 2025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을 보면 실제 내용은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보험영업’ 분야에서는 7080억원의 손실이 났다. 보험영업이란 보험료를 받아 보험금과 사업비를 지급하고 남은 결과다. 손해율 87.5%에 사업비율 16.2%를 더한 합산비율이 103.7%다. 100% 이하가 되어야 남는 돈이 생기는데 적자를 봤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은 모든 자동차 소유자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특수한 보험이다. 보험 가입 영업에 신경을 써야 하는 다른 손해보험과는 달리 매년 꾸준한 금액이 들어온다. 연간 자동차보험료 수입은 약 20조원 수준으로 5%의 투자이익만 거둔다 해도 매년 1조원의 수입이 생긴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 투자손익은 8031억원 흑자였다. 전년 대비 2043억원(34.1%) 늘었고, 보험영업과 투자수입 두 손익을 합친 2025년 자동차보험 총손익은 951억원 흑자다.
보험사는 가입자에게서 보험료를 먼저 받고 사고가 난 뒤에 보험금을 지급한다. 그 사이 보험료와 준비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것이 보험업의 기본 구조다. 자산운용으로 이익을 냈다면 그것 역시 자동차보험 사업으로 거둔 성과다. 그러나 손보사는 이런 얘기는 쏙 빼놓고 말한다는 지적이 있다.
손보업계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4년 자동차보험 총손익은 5891억원으로 2025년(951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83.9%가 줄었다. 이는 보험료 인하와 고가 차량 수리비 등 여러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자동차 범퍼 수리비로만 약 1조3578억원가량 쓰였다. 비싼 수입차 등이 늘면서 사소한 수리도 부품을 교체하는 관행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고객을 유치하면서 공짜로 고객 정보를 얻는다. 얼마나 비싼 차를 타는지, 가족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의 개인정보를 알 수 있다. 전국 2500만 대에 이르는 차량 가입자 정보다. 자동차보험 영업 손익만 떼어 적자를 호소하면서 그 상품이 가져오는 고객 확보 효과는 계산에서 빼는 게 올바른 셈법인지는 따져볼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손해보험사 30곳의 당기순이익은 7조2492억원이었다. 전년보다 16.2% 줄었지만 여전히 7조원 넘는 흑자다. 물론 과잉 진료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확인되는 과잉 진료는 막아야 한다. 다만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을 두고 환자 치료부터 통제하려면 그 이유와 예상 효과를 더욱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정락 논설위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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