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40만원 썼어요"…2030 여성들 푹 빠진 취미 [박수림의 요즘 여기]

입력 2026-08-09 07:30   수정 2026-08-09 07:34

"한 번에 40만원 썼어요"…2030 여성들 푹 빠진 취미 [박수림의 요즘 여기]

발레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흥행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발레코어 유행을 계기로 실제 발레를 배우는 소비자가 늘면서 의상과 용품에 수십만원을 들이는 등 관련 소비가 확대하면서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도 커진 수요를 겨냥해 관련 콘텐츠를 지속 강화하는 추세다.
일평균 매출 4000만원…발레 팝업 '북적'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발레 관련 팝업스토어(팝업)가 잇따라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달 31일부터 태초, 슬로우노브 등 발레복 브랜드 2곳이 참여하는 합동 팝업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는 주말 기준 하루 1000명 이상의 고객이 몰리며 행사 개시 5일 만에 목표 매출을 조기 달성했다. 팝업 초기에는 매장 개점 전부터 줄 서서 대기하는 '오픈런' 수요가 이어지는 등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행사는 앞서 판교점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27일부터 4월9일까지 판교점에서 첫 발레 팝업을 열었는데 당시 목표치의 두 배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예상보다 높은 수요가 확인되자 무역센터점으로 장소를 옮겨 두 번째 행사를 연 것이다.

발레복 브랜드 태초를 운영하는 김진아 대표는 "고객들은 기본 발레복뿐 아니라 카디건, 스커트, 워머까지 세트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통상 한 번에 30만~40만원어치를 구매한다"며 "이번 팝업도 백화점이 예상한 목표 매출을 개시 3일 만에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 7월부터 발레복을 주력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이후 매출이 해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산 아이파크몰도 올 6월 발레복 브랜드 6개를 한데 모은 연합 팝업 '발레 아틀리에'를 열었는데 행사가 진행된 열흘간 일평균 매출은 4000만원을 웃돌았다. 누적 방문객 수는 1만5000여명에 달했다. 아이파크몰은 지난 2월 발레복 브랜드 한 곳을 단독으로 선보이는 테스트 팝업을 열어 고객 반응을 살폈다. 행사 기간이 지날수록 방문객이 늘고 팝업 관련 정보가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확산하자 충분히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행사 규모를 대폭 늘렸다는 설명이다.
패션 유행 넘어 '취미'로…2030 넘어 40대까지 소비층 확대
패션업계에서는 2~3년 전부터 토슈즈와 레이스, 분홍빛 색감 등 발레복의 요소를 일상복에 접목한 '발레코어'가 핵심 트렌드로 부상했다. 발레복 특유의 우아한 실루엣과 분위기가 주목받으면서 관련 디자인을 활용한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이 주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단순히 발레복 스타일을 일상에서 즐기는 것을 넘어 직접 발레를 배우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수지, 손나은 등 유명인들이 발레를 배우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발레에 관심을 갖고 입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실제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올해(1월~7월) 발레 카테고리 관련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발레복이나 용품을 취급하는 입점 브랜드 수도 80% 늘었다.


패션 플랫폼뿐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도 소비자가 몰리는 이유는 발레복 브랜드 대부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데 있다. 평소 제품을 직접 입어 보고 비교할 기회가 적은 만큼 팝업이 열리면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몰린다는 설명이다.

특히 몸에 밀착되는 발레복 특성상 체형이나 디자인에 따라 착용감과 실루엣이 달라져 직접 입어본 뒤 구매하려는 수요가 높은 편이다. 실제 팝업 현장에도 피팅룸과 줄자 등을 마련해 소비자가 신체 치수를 재고 자신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해 발레를 일시적인 패션 유행이 아닌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하나의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발레를 배우는 소비층도 2030세대에서 40대 이상으로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다양한 고객을 끌어들여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리는 것이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만큼, 집객 효과가 확인된 발레를 고객 유입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발레는 소규모 팝업 등을 통해 고객 수요가 충분한 콘텐츠라는 게 확인됐다"며 "향후에도 행사 규모와 횟수를 늘리고 관련 브랜드 발굴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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