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에 올랐던 가상자산 10개 중 7개 이상이 현재 사실상 운영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순위만 보고 장기 생존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플랫폼 크립토랭크에 따르면 과거 시총 상위 100위권에 진입했던 가상자산 가운데 71.9%가 사실상 운영 중단 상태로 분류됐다.
크립토랭크는 과거 시총 상위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가상자산 1539종을 분석했다. 일일 거래량이 90일 연속 1만달러를 밑돌고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경우를 운영 중단 상태로 봤다.
상위권에 진입했다고 해서 오래 살아남는 것도 아니었다. 분석 대상 가상자산의 평균 수명은 약 2년4개월에 그쳤다. 출시 초기 투자자 관심과 유동성을 등에 업고 시총 상위권에 올랐더라도 장기간 생존하지 못한 프로젝트가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재 시총 상위 100위권 가상자산도 예외는 아니다. 크립토랭크는 현재 상위 100위권에 포함된 가상자산의 62%가 향후 5년 안에 운영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0년 안에 운영을 멈출 것으로 추정되는 비율은 84.7%에 달했다.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사라지는 배경으로는 이용자 확보 실패와 규제 압박, 치열한 경쟁 등이 꼽힌다. 초기에 높은 관심을 받더라도 개발을 지속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거래량이 빠르게 줄어든다.
시장 흐름도 생존을 가르는 변수다. 강세장에서는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신생 프로젝트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침체장에 들어서면 기술력과 이용자 기반이 약한 프로젝트부터 타격을 받는다.
인지도가 낮은 알트코인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거래량이 급감하거나 개발이 중단되면 가치가 사실상 사라질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투자 때 시총 순위만 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거래량, 개발 지속성, 실제 이용자 기반, 주요 거래소 상장 유지 여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정 자산에 투자금이 지나치게 몰리지 않도록 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높은 실패율을 가상자산 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쟁력이 부족한 프로젝트가 퇴출되고 변동성과 규제 압박을 견딜 수 있는 가상자산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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