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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해마다 성인 7만명 사라진다

입력 2026-08-10 17:47   수정 2026-08-11 00:34

김모씨(58)는 서울 영등포 뒷골목의 허름한 고시원에서 5년째 홀로 지낸다. 사업에 실패한 뒤 아내와 자식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이곳에 자신을 가뒀다. 무능력자가 됐다는 자괴감에 가족 앞에 설 수 없었다. 누나의 실종 신고로 경찰이 찾아왔지만, 끝내 가족과의 연락을 거부했다. 지금도 가족은 김씨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는 “매달 기초생활보장 급여가 나오면 그 돈으로 생활한다”며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게 두렵다”고 했다.

경제·사회 양극화 속에서 ‘내 인생은 실패했다’는 열패감이 성인 가장들을 사회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성인 실종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3만533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 성인 실종은 대부분 자발적 선택이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실직, 이혼 등으로 인한 수치심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이 소재를 확인해 찾아가도 대부분 가족에게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2016년 이후 접수된 성인 실종 사건 가운데 경찰이 1년6개월 이상 소재를 확인하지 못한 사례는 0.4%에 불과하다.

일본에서는 자발적 성인 실종을 ‘조하쓰’(증발을 뜻하는 일본어)라고 부르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다루지만 한국에선 사회적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성인 실종자는 7만814명으로 인구 대비 일본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경제 양극화 속에 남들보다 어려운 환경을 비관하는 사람이 늘고 가정불화가 증가한 것이 자발적 성인 실종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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