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딸'·'아빠 딸'하면 다자녀냐"…뒤통수 맞은 집주인들 분노 [시장톡]

입력 2026-08-12 14:18   수정 2026-08-12 14:41


"집 한 채를 부부가 같이 가지고 있는데 다주택자라니 당혹스러워요. 외동딸 하나 있는데 '엄마 딸', '아빠 딸'로 내년부턴 다둥이로 해주면 되겠네요. "(서울 마포에 집을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40대 부부)

집은 하나입니다. 부부가 절반씩 나눠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현실화하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계산할 때 일부 항목에서 다주택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됩니다. 시장에서 대표적인 절세 방법으로 활용됐던 '부부 공동명의'의 셈법이 크게 달라질 전망입니다.

12일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종부세 기본공제는 앞으로 실제 거주 여부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현행 종부세는 1가구 1주택 단독명의자에게 공시가격 12억원을 공제합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특례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부부가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안은 이 공식을 바꿉니다. 단독명의 1가구 1주택자가 실제 거주하면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입니다. 반면 그 밖의 주택 보유자에게 적용되는 공제는 '4억원+5억원×전체 보유주택 중 거주주택 가액 비중'으로 변경합니다.

논란은 특례를 선택하지 않은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도 이 공식을 적용받는다는 점입니다. 부부가 공동명의 주택에 실제 거주하고 있다면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의 공제 효과가 유지됩니다. 하지만 집 한 채를 공동명의로 가지고 전·월세를 준 채 다른 곳에서 산다면 거주주택 가액 비중은 0이 됩니다. 이 경우 각자 공제액이 4억원으로 떨어져 부부 합산 공제액은 18억원에서 8억원으로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같은 비거주 1주택이라도 단독명의라면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어드는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큽니다. 종부세가 인별 과세를 원칙으로 하고 공동명의자는 각각 주택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보는 제도와 이번 개편안의 실거주 기준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실제로 거주하는 공동명의 부부도 영향을 받습니다. 정부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단계적으로 높이면서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의 1가구 1주택자에게는 70%를 적용합니다. 반면 공동명의자는 특례를 적용받지 않으면 80%가 적용됩니다. 집 한 채에서 부부가 함께 살더라도 명의 형태에 따라 종부세 과세표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공동명의 1주택자들의 반발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부부 공동명의는 그동안 세제상 유리한 주택 보유 방식으로 활용돼왔습니다. 특히 종부세에서는 부부가 각각 9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어 단독명의 1주택자의 12억원보다 기본공제 측면에서 유리했습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YTN 라디오에서 "가장 뒤통수 맞은 건 부부 공동명의"라며 "정부에서도 권장하는 사항이었고 지금까지 세제 혜택을 줬는데, 부부 공동명의까지 축소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증세하려면 굉장히 많은 설득력이 있어야 하고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며 "고 말했습니다.

다만 공동명의 1주택자가 모두 세 부담 증가를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신청을 통해 단독명의 1가구 1주택자와 같은 방식으로 종부세를 계산하는 특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택 공시가격과 거주 여부, 부부의 나이와 거주기간 등에 따라 공동명의 방식과 1주택 특례 가운데 유리한 방식을 따져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공동명의 1주택자를 일률적으로 다주택자로 과세한다는 지적에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는 "부부 공동명의를 다주택자로 적용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현행처럼 1가구 1주택 특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특례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과 공동명의에 적용되는 기본 과세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특례를 선택하지 않는 공동명의자는 거주 여부에 따라 기본공제가 달라지고 공정시장가액비율에서도 단독명의 1주택자와 차이가 생깁니다. 결국 기존 공동명의 부부는 개편 이후 공동명의 방식과 1주택 특례 가운데 어느 쪽이 유리한지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세제가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공동명의를 단독명의로 돌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배우자에게 지분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증여와 취득에 따른 세 부담 등을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세제개편안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정부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공동명의 관련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