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인 줄 알았더니 '시한폭탄'...‘무늬만 오픈소스’ AI의 함정

입력 2026-08-15 10:20  

'공짜'인 줄 알았더니 '시한폭탄'...‘무늬만 오픈소스’ AI의 함정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의 거대언어모델(LLM)을 ‘오픈소스’라며 앞다퉈 공개하고 있다. 메타의 ‘라마’가 대표적이다. 기술을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해 AI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이해되지만 이를 무턱대고 기업 실무에 도입하면 지식재산권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

실제로 2026년 5월 엘스비어, 헤이쳇, 맥밀런 등 미국의 5대 주요 출판사와 작가 스콧 튜로우는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메타와 마크 저커버그를 상대로 대규모 저작권 침해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메타가 라마를 오픈소스라고 홍보하면서도 정작 저작권자들의 허락 없이 불법 유통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방대한 도서와 학술 논문 데이터를 무단으로 학습에 사용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기업들의 이른바 ‘오픈 워싱’ 행태가 내포한 법적 리스크다. 오픈 워싱이란 실제로는 상업적 이용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핵심 데이터를 숨겨두었음에도 마케팅 차원에서만 오픈소스인 척 포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들은 대외적으로 스스로를 오픈소스라 칭하지만 기술적 실체를 들여다보면 학습 데이터나 소스코드는 철저히 숨긴 채 완성된 모델의 가중치만 공개하는 ‘오픈 웨이트’나 ‘오픈 파라미터’에 불과하다. 진정한 의미의 오픈소스 AI가 되려면 모델의 가중치(Weights)뿐만 아니라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셋에 대한 상세 정보’와 ‘소스코드’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국제 오픈소스 이니셔티브(OSI) 등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대중에게 배포되는 대다수의 모델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 불투명한 상태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AI 모델의 불투명성은 필연적으로 초대형 저작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진다. 학습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은 해당 AI가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학습했을 가능성을 사전에 검증할 길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2025년 1월 네이버를 상대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학습에 자사 뉴스 콘텐츠가 무단 사용됐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026년 2월에는 오픈AI를 상대로도 챗GPT 학습에 뉴스 콘텐츠를 무단 사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 저작권법은 제23조부터 제35조의 4까지 규정된 경우 외에도 저작물의 일반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우 종합적인 요건(이용의 목적 및 성격,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이용된 비중, 잠재적 시장·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공정한 이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다(제35조의 5).

일본 저작권법과 같은 TDM 규정이 없는 한국에서는 결국 AI 학습에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한 행위가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개별 사안마다 다투어질 수밖에 없으며 학습 데이터의 출처와 이용 범위가 불투명할수록 기업이 공정이용을 주장하며 방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AI 모델의 오픈 워싱 논란이 가중됨에 따라 실무 현장에서 외부 AI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은 ‘무료’나 ‘오픈소스’라는 용어가 아닌 라이선스의 실질을 검토하고 데이터 투명성을 검증하는 감사 절차를 마련하는 등 컴플라이언스 전략의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절차 없이 ‘오픈소스’라는 이름만 믿고 타사의 AI를 도입한 기업은 정작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 저작권 침해 책임을 개발사와 함께 떠안게 될 위험이 크다.

김윤희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