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전기차가 렌터카·카셰어링(공유차) 시장을 통해 한국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이른바 ‘하차감’을 고려하는 개인 소비자보다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통하는 전략이다. 도로에 많이 보이게 해 중국산이란 거부감을 희석하고 한꺼번에 대규모로 팔아치울 수 있다는 점도 전략 포인트 중 하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쏘카는 8% 안팎이던 중국산 전기차 운영 비중(전체 전기차 기준)을 연말까지 약 32%로 높이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에 약 200대 수준이던 중국산 전기차 운영 대수를 하반기에 약 1100대로 늘린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쏘카가 하반기 대규모 증차 계획에 들어간 전기차는 모두 중국산이다. 테슬라 ‘모델 Y’를 이달 말 약 500대 도입한 뒤 다음달 약 300대를 추가로 사들인다. 국내에 들어오는 테슬라 전기차는 모두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다. 다음달에는 비야디(BYD) ‘아토3’를 약 100대 들여온다. 그동안 기아 ‘EV3’·‘EV4 롱레인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 등 국산차 중심으로 꾸려온 전기차 라인업을 갈아엎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빌려서 타보고 싶어 하는 수요를, BYD는 낮은 가격에 차가 필요한 수요를 각각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특히 BYD가 국내 렌터카·카셰어링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BYD는 올해 1월 국내에 승용 브랜드를 정식 출범한 뒤, 렌터카·카셰어링 업체에 대량으로 싸게 파는 일명 ‘플릿’ 판매에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 한 렌터카 업체는 지난 6월부터 BYD 아토3를 대여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회사는 긴장하고 있다. 렌터카·카셰어링 등 단기 대여로 축적한 사용 경험이 향후 실구매로 이어질 우려가 커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같은 기간 75%에서 57.2%로 낮아졌다.
국내 렌터카 1·2위 업체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분간 (테슬라를 제외한) 중국 토종 전기차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중국 전기차는 잔존가치 검증이 아직 안 됐고 서비스센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여기에 ‘중국산은 못 미덥다’는 국민 정서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 수익을 내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선 가격이 싼 BYD 등과 협업한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쏘카의 2대주주는 렌터카 운영회사인 롯데렌탈이고,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최대주주는 모두 외국 사모펀드(PEF)다.
정지은/양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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