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40억 재산분할 맞나"…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새 변수

입력 2026-08-15 15:22   수정 2026-08-15 16:03

"9440억 재산분할 맞나"…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새 변수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이혼소송 재산분할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 재산분할액 9440억원 산정의 적정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최 회장 측 상고에는 재산분할액 규모뿐 아니라 분할 대상 재산의 형성 과정과 기여도 판단에 대한 이견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특히 SK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한 반도체 사업의 형성 과정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제도인 만큼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노 관장이 실제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과정이 거론된다. SK그룹은 당시 하이닉스를 3조4267억원에 인수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하이닉스의 실적이 악화하고 매각 작업도 장기간 난항을 겪던 시기였다. 그룹 내부에서도 인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최 회장은 인수를 추진했고, 이후 하이닉스는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노 관장이 당시 하이닉스 인수에 반대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 관장은 2011~2012년께 그룹 주요 경영진에게 "하이닉스를 인수하지 말라", "인수하면 다 같이 죽는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 관장은 SK그룹 내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았다.

아울러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의 형성 시점도 쟁점으로 거론된다. 최 회장이 해당 지분을 확보한 것은 2017년으로, 두 사람이 사실상 별거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2011년에서 약 6년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 최 회장은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한 상태였다.

이를 두고 산업계에서는 하이닉스 인수 과정과 SK실트론 지분 취득 시점을 함께 고려할 경우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부부로서의 유대나 협력이 존재할 수 없었던 단절 기간에 개인이 전적인 재무적 위험을 감당하며 이뤄낸 투자 성과까지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과거 인수를 반대한 행적은 덮어둔 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 이제 와 그 과실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지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다만 상고장은 일각에 알려진 '마감 1분 전'이 아니라 상고 기한 마지막 날 오후 제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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