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류삼영 동작구청장은 최근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서 정비구역 지정 권한의 자치구 이양을 정식 안건으로 올렸다. ‘정비구역 지정’은 재개발 추진 과정의 첫 단추로 꼽힌다. 서울시 행정 병목을 줄이는 차원에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자치구에 권한을 부여해 속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정비구역 지정은 시도지사 권한으로, 서울에서는 서울시장이 지니고 있다. 이를 바꾸려면 법을 개정하거나 지방자치법상 사무위임 규정에 따라 조례로 자치구에 위임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80석, 국민의힘 38석으로 민주당이 의석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 조례를 강행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정비구역 지정 권한 위임은 하반기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권의 자치구 이양은 지난 6·3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제기됐다. 정원오 전 서울시장 후보는 ‘500가구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 자치구 이양’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지난 13일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도 간담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김영배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가 보유한 인허가권 일부를 현장 수요에 맞게 자치구로 이양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다”며 “300~500가구에 해당하는 인허가권을 서울시가 모두 쥐고 있는 시스템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자치구가 권한을 가지면 난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서울시와 자치구는 서류상 구분돼 있을 뿐 하나의 생활 권역인데, 구청장에게 권한을 주면 도시계획의 통일성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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