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는 PB…NH를 떠올리게 만들 겁니다”

입력 2026-09-03 06:01  

[WM 리더] 이재열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



NH투자증권이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데엔 자산관리(WM) 사업의 눈에 띄는 성장세가 적잖은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2분기 자산관리 수수료는 전 분기에 비해 172% 늘어났고, 고액자산가(HNW) 고객층도 한층 두터워지면서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만 3만3000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남다른 성과 속에서 NH투자증권 WM사업부가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그 주인공은 지난 7월 신규 선임된 이재열 WM사업부 대표다. 이 대표는 “고객과 오랜 기간 관계를 잘 맺어 나가는 것”이 7~8년에 걸쳐 NH의 DNA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NH투자증권 WM사업부만의 모방할 수 없는 색채를 입혀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WM 시장에 대한 대표님의 시각이 궁금합니다.
“국내 주식 시장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활황을 보였고, 많은 자금이 투자 자산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대전환이 일어났습니다. 은행 예금 위주의 상품에서 고수익·고효율 자산으로 머니무브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거죠. 종합투자계좌(IMA), 발행어음,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났고, 보수적인 운용 성향을 보이는 퇴직연금 시장에서조차 실적배당형 상품으로의 전환이 확산되는 분위기였습니다. WM 시장도 주식 시장과 떼놓을 수 없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장의 변화로 인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 NH투자증권의 WM 부문도 크게 성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산관리 수수료 급증, 고액자산가 확대 등 여러 성과를 거뒀는데요.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우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식 시장의 놀라운 성장세를 들 수 있습니다. 증시가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거래대금이 폭증한 것이 WM 사업의 성과를 뒷받침해줬습니다. 특히 저희는 고액자산가 고객에게 전략적으로 집중하며 그들의 디테일한 성향을 파악하려 노력했는데요. 고액자산가의 경우 단일 투자보다는 자산 배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랩, ELS 등 투자 상품을 활용한 자산 배분 전략을 고객의 성향과 니즈에 맞춰 제시한 것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고액자산가 고객의 자산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면서 WM사업부의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WM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어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회사의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기 때문에 이들 고객에게 역량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고객의 디테일한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언급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 집중했나요.
“NH투자증권의 DNA와도 연관되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프라이빗뱅커(PB)는 고객과 만났을 때 ‘팔고자 하는 상품’에 대한 설명을 많이 하게 됩니다. 물론 저희도 그런 부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고객과 오랜 기간 관계를 잘 맺어 나가는 것을 굉장히 중시합니다. 고객과 관계를 쌓는 과정에서 그들의 성향과 자금의 용도, 상품의 선호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고객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상품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신념이 지난 7~8년에 걸쳐 저희의 DNA로 자리 잡았습니다. ‘고객에게 상품을 팔겠다’는 생각에만 치우치지 않게 된 거죠. 또 하나의 핵심은 고객의 가족, 업의 단위까지 깊이 파악하려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고객이 가진 네트워크가 곧 ‘MGM(Member Get Member) 영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코 한 분의 고객에만 그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고액자산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WM 영업의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국내 금융권에서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하는 WM 사업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로 사업부 간의 시너지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압도적인 기업금융(IB)이 강점인 증권사입니다. WM과 IB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IMA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IMA는 IB에서 소싱한 딜 자산을 그대로 편입한 상품으로, 원금지급형 상품에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IB의 간접투자 성격을 결합했습니다. 그만큼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패밀리오피스, 프리미어블루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VVIP 서비스입니다. 특히 어드바이저리본부 전문가들이 지원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강조하고 싶은데요. 세무, 법률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팀 단위로 움직이며 고객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 대한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단위의 협업입니다. 예컨대 NH농협은행의 법인 고객이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상담을 필요로 할 때 증권 쪽에 소개해주고, 또 NH투자증권 고객 중 대출을 필요로 하는 분이 있다면 은행에 연계해주는 식으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너지가 모두 맞물려 우리의 색깔과 경쟁력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WM과 IB의 시너지도 언급하셨는데, 각 사업 부문이 나뉘어 있어서 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IB사업부와 WM사업부가 각각 존재합니다. WM사업부 산하 센터에서 고객 영업을 진행하다 보면 자금조달, 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의 니즈를 가진 법인을 접하게 됩니다. 이 경우 IB 부서에 해당 법인을 소개해주고, 그 성과에 대해서는 ‘더블 카운팅(성과 이중 인정) 제도’를 통해 WM과 IB가 서로 수익을 공유합니다. 협업 장치가 상당히 활성화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고액자산가 고객군에는 개인과 법인이 섞여 있을 수밖에 없어요. 법인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 고객의 경우 자금 운용부터 가업승계, 기업 인수합병(M&A)까지 다양한 고민을 갖고 있거든요. 따라서 그들과 상담하는 PB 또한 자산관리와 IB를 아우르는 역량을 갖출 수밖에 없습니다. WM 본연의 역할은 물론이고, 개인과 법인을 종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춘 것입니다. 사업부 간의 시너지를 통한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이라는 지향점은 저희가 오래도록 추구했던 모습입니다. 앞으로도 이 같은 방향은 확대될 것이라고 봅니다.”




WM사업부의 성장과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새롭게 구상 중인 미래 전략은 무엇입니까.
“WM의 질적 성장을 위해 선택과 집중이 좀 더 필요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디지털 고객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최근 인공지능(AI)도 큰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PB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PB의 질적 성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은 PB의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 일환으로 AI 전환(AX) 전략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PB의 역량을 높이되, ‘AI를 활용한 효율화’라는 방향으로 전문성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PB의 가장 큰 강점이 대면 영업이죠. 단순히 상품을 팔기 위한 상담이나 솔루션을 넘어, 현장에서 고객의 내면까지 PB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또 향후에는 유형에 따라 세부 고객군을 나누고, 그에 맞는 차별화된 정보 제공과 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PB 등 WM 담당 인력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PB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의 역량만을 갖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명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긴 시간 대기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되는데요. 많은 임상 경험과 실력을 갖춘 의사에게는 그만큼 신뢰가 쌓이고, 더 많은 환자가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PB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에게 필요한 PB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검증의 과정이 필요하고, 이는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봅니다. 자산관리의 전문성, 고객과의 관계 형성, 차별화된 서비스 등 모든 부분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자신만의 스킬도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은 단순한 전문성을 넘어 고객에게 얼마나 신뢰와 만족감을 주는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WM 시장에서 NH투자증권의 위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제 마음 속에서는 항상 1등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보다 냉정한 판단을 해본다면 5대 증권사 중 3~4위라고 생각합니다. 1~2위와의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5개년 지속성장계획을 추진 중이며, 저희의 PB 역량을 감안했을 때 결코 어려운 과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하반기 시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상반기와 같은 기대심리는 다소 옅어질 것 같습니다. 7월을 기점으로 큰 폭의 하락이 이어졌던 흐름은 좀 진정이 됐고, 꼬였던 수급 환경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낙폭이 워낙 컸다 보니 어느 정도의 반등세는 나타날 것이라고 보지만, 반등 국면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고점을 뚫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하반기에 미국 중간선거, 전쟁 이슈,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박스권에서 등락이 지속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상반기에 급등했던 부분에 대한 에너지를 더 축적해야 하고, 최근까지 100m를 열심히 달려온 만큼 좀 쉬는 구간이 생겨야 하잖아요. 하반기에는 쉬어 가는 구간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투자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국내 주식을 이미 보유한 분들은 저가에 추가 매수를 고려해볼 수 있는 시기입니다.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분들이라면 반도체 종목이 반등을 하더라도 상반기에 비해서는 수익률의 눈높이를 낮춰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는 ELS 투자가 최적화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상방은 어느 정도 닫혀 있으면서, 하방은 얼마나 더 빠질지 모르는 불안한 시장이죠. ELS는 해당된 기간 안에 기초자산 가격이 예상보다 더 빠지지만 않는다면 약정된 수익을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하방은 녹인배리어(knock-in-barrier: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기준 가격)를 설정해 안전하게 받쳐주고, 수익률은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죠. 보통은 박스권에서 등락할 때가 가장 ELS에 투자하기 좋은데, 지금의 시장은 더 특별한 케이스입니다. 수익률이 20~30%씩 나올 수 있고, 아래로는 70~75%까지 빠질 수 있는 구간입니다. 따라서 ELS 상품 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는데요. 고객이 수익률을 더 높이고 싶다면 녹인을 조금 더 올리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WM 분야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합니다.
“고객들이 증권업에서 믿을 수 있는 PB가 어디에 있느냐고 찾을 때, 내 돈처럼 자산을 관리해주는 증권사가 어디냐고 물을 때,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지 모를 때, 주저 없이 ‘NH투자증권’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WM 사업은 신뢰가 쌓이는 게 중요합니다. 고객들이 NH투자증권을 경험하며 ‘그래도 이곳 PB들은 내 마음 속 깊은 고민까지 짚어내더라, 자산 배분 전략부터 세무, 법무의 영역까지 털어놓으면 안 되는 게 없더라’는 신뢰를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역량이 전반적으로 우리의 DNA에 잘 어우러져 있어야만 NH투자증권만의 색깔이 잘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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