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판기 왕국'으로 통하는 일본의 길거리에서 음료 자동판매기가 빠르게 줄고 있다.
19일 산케이신문은 일본 내 음료 자판기 가동 대수는 2014년 247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작년엔 195만 대까지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11년 동안 약 52만대, 21% 줄어든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주요 브랜드의 500mL 페트병 음료가 자판기에서 개당 200엔(한화 약 1800원) 안팎까지 올랐다. 반면, 슈퍼와 드러그스토어에서는 자체 브랜드(PB) 제품 등을 앞세워 낮은 가격을 유지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자판기 수익성이 악화하자 업계에서는 자판기를 정리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 음료 기업 포카 삿포로 푸드 앤 베버리지가 지난 3월 자판기 사업 매각을 발표했고, 주요 자판기 운영사인 다이도 그룹 홀딩스도 전국 27만대 자판기 중 수익이 나지 않는 2만대를 내년 초까지 철거할 방침을 밝혔다.
코카콜라, 이토엔 등 다른 유력 음료 기업들도 자판기 사업 재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에서는 자판기 이용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등 모객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기린베버리지는 지난달 말 도쿄 소재 어린이 스포츠클럽 등 3곳에 업계 최초로 '가챠가챠(캡슐 뽑기)' 기능을 탑재한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 자판기로 음료를 구매한 뒤 손잡이를 돌리면 어린이용 건강음료 1병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산토리베버리지&푸드는 작년 3월부터 자체 결제 앱 '지한피'를 지원하는 자판기를 일본 전역에 확대 설치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자판기는 간편 결제뿐 아니라 공통 포인트 적립·사용 기능을 제공해 도입 이후 판매량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음료는 친환경성을 내세워 2023년부터 공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특수 소재로 흡수하는 자판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 자판기는 올 6월 말 기준 8500대 이상이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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